미르재단 사무부총장 “최순실이 안종범 부인인 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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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실세’ 최순실(61)씨가 미르재단의 운영 및 인사에 개입하는 등 청와대의 지시가 일치하는 일이 반복해서 발생하자 미르재단 관계자들 사이에 “최씨가 안종범(58) 전 정책조정수석 이나 우병우(50) 전 민정수석의 아내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돌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31일 열린 최씨와 안 전 수석에 대한 7회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성현(44)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은 이한선 전 상임이사(38)와 최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사실을 말하며 이같이 증언했다.

김 사무부총장은 “이 전 이사와 ‘도대체 최순실이 누구냐. 안종범 부인이냐 우병우 부인이냐’고 말한 것은 최씨가 재단에 지시한 게 청와대에서 연락이 오고 (전 KT 임원) 이동수씨도 광고를 핸들링하는 자리에 오르니까 최씨가 뭘 하는지 몰라서 말한 것인가”라는 검찰 측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최씨가 미르재단에 특정 사안을 지시하면 곧이어 청와대에서 같은 내용으로 연락이 오는 상황이 반복되고, 최씨의 영향력으로 광고감독 차은택씨의 측근 이동수씨가 KT 전무로 임명되자 이 같은 뒷말이 나왔다는 게 김 사무부총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최씨의 변호인은 “최씨가 안 전 수석을 ‘안’이라고 지칭해 두 사람이 서로 친분이 없다고 생각했다는 종전 진술과 모순된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또 “안 전 수석과 최씨가 친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고 진술했던 김씨가 두 사람이 부부라고 생각했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사무부총장은 “안 전 수석을 ‘안’이라고 지칭한 것은 친분이 없다기보다 조심스러운 뉘앙스라고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안 전 수석 측 변호인이 “사적인 자리에서 최씨가 안 전 수석의 와이프라고 말한 게 농담이라고 했는데 최씨로부터 안 전 수석을 소개받은 적 있느냐”고 묻자 김 사무부총장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지극히 개인적인 자리에서 농담으로 했던 말이기 때문에 아무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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