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랑하는 주민과 함께 '가슴 뿌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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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서점과 도서관, 인터넷 등에 밀려 어느새 우리 기억에서조차 희미해진 '새마을 문고'.

왠지 시대에 처진듯한 이 '동네 책방'이 10년 넘게, 그것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한결같이 활발하게 운영되는 곳이 있다.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단지내 새마을 문고가 바로 그것. 아파트 주민이 이용하는 이 문고는 10여평 규모지만 책장에는 1만2000여권의 도서가 빼곡하고 가지런하게 정돈돼 있다. 한달평균 이용객은 800명선으로 어린이에서 주부.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아파트 단지의 사랑방이기도 한 문고가 이처럼 사랑을 받기까지는 자원봉사 어머니들의 10여년에 걸친 오랜 정성이 큰 몫을 하고 있다.

문고는 정영희 회장을 비롯해 박경옥.이춘화.서강원.배인하.서혜영 씨 등 20명의 어머니 자원봉사단의 품앗이로 운영(오후 1시~밤 9시)되고있다. 도서 대여료는 한 권에 300원(대여기간 일주일). 수익금은 매달 100여권의 신간을 구매하는데 쓰인다. 오래된 책들은 따로 정리해 교도소나 산간 오지의 문고나 학교에 보내는 나눔활동도 벌이고 있다. 폼나고 시끌벅적한 봉사단도 있지만 생활 속에서 남들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것이 회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정 회장은 "우리 아이들이 문고에 와서 책을 보는 모습을 보노라면 돈으로는 살 수 없는 보람을 느낀다" 며 "뜻이 맞는 어머니들과 함께 오랜 우정을 다지며 봉사할 수 있어 내 생활의 소중한 일부가 됐다"며 지난 11년동안의 봉사활동을 회고했다. 02-401-6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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