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1000일…아직도 바다에 있는 세월호, 인양은 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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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로 침몰 1000일을 맞았지만 세월호 인양은 늦어지고 있다. 중국의 상하이샐비지를 세월호 인양 업체로 선정한 2015년 7월만 해도 정부는 인양을 마무리하는 데 1년이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인양 예정 시점은 2016년 8월 이후→2016년 연내→2017년 2분기’로 계속 미뤄졌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6일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여러 악조건으로 세월호 인양이 지연돼 미수습자 가족과 국민께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기상 조건이 좋아지는 올 2분기에 인양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세월호는 인양에 필요한 리프팅빔(와이어를 연결할 선체 받침대) 33개를 설치한 상태다. 설치 과정에서 뱃머리를 들어올리다 선체가 부서지는 등 사고가 났다. 선미(배 뒷부분)에 리프팅빔을 설치할 때 주변에 쌓인 흙 등 퇴적층이 단단해 어려움도 겪었다.

남은 작업은 리프팅빔에 와이어를 연결해 세월호를 들어올리는 일이다. 와이어를 연결하는 데엔 6∼8주의 시간이 걸린다. 여기에 선체 등에 설치된 유실 방지망 상태를 확인하고 및 인양·운송장비를 고정하는 등의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3월 중순쯤 완료될 전망이다.

순조로운 인양을 위해선 날씨가 좋아야 한다. 해수부에 따르면 세월호를 끌어올리려면 파고가 1m 이하고 풍속이 초속 10.7m 이하인 날이 9일 이상 연속돼야 한다. 지난해 3~6월 사이에 이런 기상 조건이 총 5번 나타났다.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의 자금난도 해결해야 한다. 중국 국영업체인 상하이샐비지는 851억원의 인양 대금을 공정이 성공할 때마다 3번에 걸쳐 받도록 돼 있다. 잔존유 제거과 유실방지 작업을 마치고 대금의 25%를 받았다. 하지만 예상보다 작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금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김현태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 부단장은 “상하이샐비지에 200억원 정도를 선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 부단장은 "상하이샐비지와 이행보증보험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만일 업체가 인양에 실패하더라도 선지급 자금은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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