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의 전 남편 정윤회씨의 아들인 배우 정모(32)씨의 MBC 드라마 출연 청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MBC 드라마국 김민식 PD가 지난 19일 회사 사내게시판에 올린 '저는 장근수 본부장님을 믿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출연 청탁은 없었다는 장근수 드라마 본부장의 주장을 반박하면서다.
김 PD는 "장근수 본부장은 때로는 제작사 대표를 통해, 때로는 연출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특정 남자 배우를 반드시 드라마에 출연시키라고 종용했다"고 밝혔다. 또 "장 본부장이 대본을 보고 주인공 남동생 역할을 지정해 캐스팅을 주문한 일도 있었고, 비중이 없는 신인치고 너무 높은 출연료를 불러 제작진이 난색을 보일 때는 '출연료를 올려서라도 반드시 캐스팅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는 배우 정씨에게 오디션 기회를 달라는 요청을 여러 곳에서 받아 참가할 수 있도록 했을 뿐 꼭 쓰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는 장 본부장이 주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김 PD는 장 본부장이 정씨 특혜 의혹과 안광한 MBC 사장을 연결지은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그런 주장이 사실일 리 없다고 했다. "아무리 가능성 큰 신인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해도, 배역도 이미지도 출연료도 안 맞는 신인의 억지 출연을 위해 사장을 팔았을 리 없다. (장 본부장은) 윗사람 권세를 거짓으로 동원할 분이 아니다"라며 안 사장이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013년 독립영화 '족구왕'에 출연한 정씨는 최근 종영한 MBC 사극 '옥중화'를 비롯, '화려한 유혹' '딱 너 같은 딸' '빛나거나 미치거나 '야경꾼 일지' '오만과 편견' 등 최근 2년간 MBC TV 드라마에 조역으로 내리 출연했다. 1996년 MBC에 입사한 김 PD는 '여왕의 꽃' '내조의 여왕'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등을 만들었다.
이후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