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도깨비’도 홀린 인천, 드라마 촬영지로 상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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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호수공원은 겨울이 비수기다. 도시의 야경을 배경으로 화려한 레이저쇼가 펼쳐지는 음악분수가 10월로 끝나는데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준다. 하지만 요즘들어 이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다시 늘고 있다. 한 케이블TV의 주말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 신(神) - 도깨비(이하 도깨비)’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부터다. 허홍기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공원조성팀장은 “드라마 때문인지 호수공원을 찾는 사람이 최근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청라 호수공원, 송도 국제도시 등
비수기에도 드라마 팬 발길 이어져
시 “촬영지 관광 상품 개발 계획도”

인천이 드라마 촬영 메카로 떠올랐다. 특히 시청률 12%를 넘기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도깨비는 “배경이 인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드라마 촬영 장소들은 새로운 관광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동구 금곡동 배다리 헌책방 거리다. 3회 불멸의 도깨비 김신(공유 분)이 책을 뽑아 읽던 곳이다. 6회에선 여주인공인 지은탁(김고은 분)과 김신이 다정하게 산책을 하던 장소로 등장했다. 한때 50여 곳이던 헌책방 수가 10여 곳으로 줄면서 거리 명맥만 잇던 이곳은 드라마 방영 이후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사채업자에게 납치된 여주인공을 구하기 위해 김신과 저승사자(이동욱 분)가 어둠 속에서 등장한 2회의 마지막 부분은 서구 수도권매립지 내부도로(드림파크 진입로)에서 찍었다.

1회에서 김신이 맥주를 마시며 세상을 바라보던 곳은 송도국제도시의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다. 68층, 305m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이다. 뺑소니 사고로 죽어가는 은탁의 어머니를 김신이 살리고, 도깨비의 가슴에 박힌 검을 뽑아 줄 도깨비 신부를 탄생하게 한 곳도 송도다.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서 촬영된 케이블TV의 인기드라마 ‘도깨비’ 속 한 장면. [tvN 화면 캡처]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서 촬영된 케이블TV의 인기드라마 ‘도깨비’ 속 한 장면. [tvN 화면 캡처]

드라마 속 고교생으로 등장하는 은탁이 다니는 학교는 인천시 계양구에 있는 서운고등학교다. 은탁이가 쓰레기통의 불을 끄다 우연히 도깨비를 소환한 장소는 중구 자유공원이다. 이모 가족의 구박으로 집을 나온 은탁이가 방황하던 동네는 동구 송현동이다. 이 동네는 은탁을 데려가려는 저승사자와 이를 막는 김신이 갈등을 벌인 곳이기도 하다.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촬영지에 대한 문의가 올 정도”라며 “촬영지를 묶어 관광지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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