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감 삭감…초라한 박정희 관련 사업 예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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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사업과 새마을 운동 사업 규모가 줄어든다. 경북도의회가 관련 예산을 삭감해서다. 경북도의회는 18일 박정희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제작 등 내년에 시행할 7개 박 전 대통령 관련 사업 예산 중 11억2100만원을 삭감했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7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50억2500만원이 필요하다고 도의회에 보고했다.

삭감 내역에 따르면 박정희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제작 예산 3억 원 가운데 9000만원이 줄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전기 신문연재 예산(3억 원)도 9000만원이 삭감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음악회 예산 1억 원은 아예 다 없어졌다. 새마을운동 예산은 삭감 폭이 더 크다. 새마을 세계화 국내외 시책기획 홍보 예산 3억500만원 중 9100만원이 깎였다. 대학생 새마을 해외봉사 활동 예산(4억 원)과 대륙별 새마을연구소 운영비(6억2000만원)도 각각 1억5000만원, 1억 원이 줄었다. 새마을 세계화재단 출연금(경북도 요구 예산 30억 원)은 무려 5억 원이나 깎였다.

홍진규 경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예산 심의라는 것이 예산의 우선순위를 따지는 것인데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사업과 새마을 세계화 사업이 과연 주민들의 복리 증진과 비교해 더 중요한가"라며 "대통령 선거가 당장 언제 치러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새마을 세계화재단 출연금 등을 원안대로 통과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견고하던 경북 구미의 박정희 신화에도 금이 가기 시작한 분위기다.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 된 10월 이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의 박정희 생가를 찾는 방문객은 지난해에 비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5만8284명에서 지난달 2만6131명이 생가를 찾았다.

대구=김윤호·김정석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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