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일현특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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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경의 외화암거래상인도 극성스럽기는 마찬가지.
중공은 국내에서 통용되는 화폐를 인민폐(인민폐)와 외화태환권 두가지로 구분하고 있는데 인민폐는 자국인 전용, 외화태환권은 외국인 전용이다.
그러나 외화태환권과 인민폐는 화폐 단위는 같지만 북경 내에서는 외화태환권 1원이 인민폐 1원5각에 맞먹고 있어 북경의 암거래상들은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암달러상들처럼 달러를 사고 파는 것이 아니라 외화태환권을 사고 파는것.
중공은 국내법으로 이같은 화폐 매매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암거래상들은 주로 외국인들의 발길이 잦은 외국인 전용백화점인 북경 우의(우의)상점이나 호텔주변·관광지등에서 외국인들에게 은밀히 접근, 외화태환권을 팔라고 종용하는가하면 일부 상인들은 택시정류장까지 따라와 극성스럽게 조르기도한다.
이처럼 북경에 암거래상이 존재하는 것은 외제물품과 자국산고급품은 외태권만이 사용되는 외국인 전용상점에서만 팔기 때문.
○…우리가 쓰고있는 한자가 중국에서 온 것이긴 하지만 북경에서 중국인들이 쓰고있는 단어와 우리가 쓰는 한자단어의 뜻과는 다른것이 많아 가끔 혼란을 주곤한다.
예를 들어 기관차를 쉽게 기차(기차)라고 부르는 우리와는 달리 중국에서 기차는 자동차를 뜻한다.
따라서 출조기차(출조기차)는 택시를, 공공기차(공공기차)는 버스를 의미한다.
또 쾌차(쾌차)는 급행, 만차(만차)는 보통열차나 버스를 가리킨다.
자행차(자행차)는 자전거를 의미하고 우리가 쓰는 기차는 정작 화차(화차)라고 쓴다.
호텔등에 있는 비상구는 태평문(태평문)이라고 해 비상시 탈출하는 문을 태평(?)하게 여유를 찾으며 위기를 벗어나라는 중국식의 유머를 보는것 같아 흥미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 지하철은 지철(지철)로 표기하고 역은 참(참)으로 쓴다.
출입금지는 절물입내(절물입내), 사진촬영금지는 금지박조(금지박조)라고 써 이같은 중국식 한자에 익숙지 않은 한국취재기자들은 착각을 일으키기도한다.
○…북경은 농수산품등 기본 생필품등은 매우 값싼 편이지만 공산품은 엄청나게 비싼 편.
육류의 경우 쇠고기 1kg은 4원(한화 약 9백10원), 돼지고기 1kg에 3원8각, 빵은 1kg에 2원, 달걀은 개당 11각(전에 해당)으로 무척 저렴한 편.
쌀은 정부배급미가 1kg에 40각이며 일반미는 77각짜리와 최상급인 천진(천진)산 쌀이 88각정도.
그러나 한국에서 5천원정도면 살수있는 탁상시계는 무려 88원에서 1백원(한화 약 2만3천원)으로 북경시민의 한달임금에 육박하고 있고 여자용 스웨터 1벌은 2백40원에서 2백80원, 와이셔츠는 10원에서 25원에 이르는등 공산품과 의류제품은 임금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편.
○…북경의 어린이들은 생후 6개월후부터 2살이 될때까지는 탁아소에서, 3세부터 6세까지는 육아원에서 하루를 보낸다.
중공은 남녀 모두 규정연령이 될때까지 직장에서 근무를 해야하고 아이를 낳게되면 생후6개월이 되기까지는 산모가 아이를 돌보지만 7개월부터 2살까지 상오 7시까지 탁아소에 아이를 맡기고 근무가 끝나는 하오5시 집으로 데려간다.
따라서 주말인 토요일하오와 일요일만이 부모와 자식등 한 가족이 함께 보내는 유일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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