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win’ in the wind” 밥 딜런 노벨상 시인 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기사 이미지

밥 딜런이 13일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래하는 시인’으로 불린 그는 음악인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다. [중앙포토]

미국의 포크 가수이자 ‘음유시인’ 밥 딜런(75)이 올해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가수로서는 최초의 수상이다. 딜런은 1990년대부터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긴 했지만 실제로 그가 수상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미국인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은 93년 소설가 토니 모리슨 이후 23년 만이다.

기사 이미지

1960년대를 풍미한 밥 딜런의 대표 앨범들. 위줄 왼쪽부터 The Freewheelin` (1963), Times They`re A-Changin`(1964) Bringin` All Back Home(1965). 아랫줄 왼쪽부터 Highway 61 Revisited(1965), Blonde on Blonde(1966) , Nashville Skyline (1969).

사라 다니우스 스웨덴 한림원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딜런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공표하며 “미국의 위대한 노래 전통 속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 냈다”고 밝혔다. 그는 딜런의 노래를 “귀를 위한 시”라며 “지난 5000년을 돌아보면 호머와 사포를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연주를 위한 시적 텍스트를 썼고 딜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중가수로 첫 노벨 문학상
60년대 반전·평화·저항 담아
“그의 노래는 귀를 위한 시”

딜런은 63년 앨범 ‘프리휠링 밥 딜런(The Freewheelin’ Bob Dylan)’의 성공을 통해 당시 활발했던 사회적 저항운동의 상징적 음악가가 됐다. 그는 한국의 학생운동에도 영향을 준 ‘블로잉 인 더 윈드(Blowin’ in the Wind)’ 등에서 사회상을 잘 보여 주는 저항적 노랫말을 지었다. 그의 노래는 시민운동을 대표하며 베트남전쟁에 저항하는 표상이 됐다.

기사 이미지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딜런의 여러 업적 중 으뜸은 대중음악 가사의 수준을 상상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사랑과 이별 중심이었던 대중음악에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 세대 의식과 저항정신 등을 담아냈다”고 말했다.

노벨상 상금은 800만 크로나(약 11억원)다. 시상식은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이지영·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