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경주 지진에…국토부 “SOC 5312개 내진성능 특별점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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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교량·터널 등 사회기반시설(SOC) 5312곳을 특별 점검하기로 했다. 최근 경북 경주 등에서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영남지역 시설물 안전 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김경환 국토교통부 1차관은 “올해 말까지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국토부 소관 시설물에 대해 제로베이스에서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할 것”이라며 “시설물 안전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 지진으로 인한 국민 불안을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점검단은 김경환 국토부 1차관을 단장으로 시설안전공단·철도공사·도로공사·수자원공사·건설기술연구원 등 420명의 전문가로 꾸려진다. 도로·철도·항공·수자원·건축물 등 5개 분야로 세분화된다. 점검 대상 시설물은 교량 1898개, 터널 535개, 댐 9개, 건축물 14개 등 총 5312곳이다. 건설 중인 도로 270개, 철도 300개 등 572곳도 포함된다.

김경환 차관은 “경주 지진 발생 후 기존 SOC에 대한 육안 검사를 실시해보니 시설 피해가 없었다”며 “피해 여부를 보다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균열 및 침하조사, 비파괴검사 등 정밀조사를 실시해 구조체의 스트레스 여부 등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진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공사 중인 SOC도 점검 대상이다. 현장 점검을 통해 내진설계 기준에 따라 적합하게 설계·시공되고 있는지 철저하게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토부 소관 SOC의 내진보강율은 평균 91.5% 수준이다. 전체 2만2436곳 중 내진성능이 확보된 시설은 2만527곳이다. 도로는 91.5%, 철도 87.6%, 수자원 100%, 공항 77.4% 등이다.

국토부는 주요 SOC의 내진 보강계획과 설계기준도 재검토한다. 현재 계획으로는 주요 SOC 시설 내진보강이 2020년 완료될 예정으로 고속철도와 도로교량은 2018년, 일반철도는 2019년, 취수탑은 2020년까지 마치는 게 목표다. 하지만 이번 점검과 함께 추진 시기의 적절성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지진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확인된 시설에 대해서는 보강계획을 앞당길지 여부를 판단하고, 이미 내진보강이 완료된 시설에 대해서도 내진보강의 적절성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정기 국토부 건설안전과장은 “최근 지진 발생빈도가 늘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시설물 내진설계 기준의 추가 강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국가의 SOC 안전관리를 총괄하는 ‘국가SOC 안전관리본부’(가칭)를 한국시설안전공단 내에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국토부 측은 “앞으로 국회, 관계부처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번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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