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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은 문화의 문제…가족 친화 기업 늘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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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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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공공주택 제도가 가장 잘된 나라로 평가받는다. 집 없어서 결혼 못한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그런 싱가포르라고 고민이 없을까. 탕즈후이(사진) 국가인구재능부(NPTD) 정책기획과장은 “저출산은 돈이나 물질의 문제가 아니다”며 “사고방식과 문화의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NPTD를 찾아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은 내 집 마련이 어렵다. 싱가포르는?
“싱가포르는 공공아파트 중심인데, 1년에 네 차례 분양권 추첨을 한다. 신혼부부에게는 우선권을 준다. 자녀가 있거나 부모 근처 아파트에 신청을 해도 우선권이 주어진다. 신혼부부가 건축 중인 아파트에 당첨이 됐다고 하면 입주 전까지 정부로부터 다른 아파트를 빌릴 수 있다.”
집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
“공공아파트라서 저렴하다. 신혼부부들은 현금 없이도 집을 구입할 수 있다. 저소득층은 물론 초혼인 경우에는 정부가 보조금을 준다.”
집도 문제가 안 되고, 소득도 높다. 그런데 왜 저출산을 겪고 있나.
“이 질문에는 솔직히 머리를 긁적일 수밖에 없다. 물질적인 부분이 중요한 게 아닌 것 같다. 문화와 사고방식이 문제다.”
사고방식이 왜 문제인가.
“싱가포르 미혼 남녀는 결혼해서 아이를 갖는 것보다 직장 경력을 우선하지 않나 싶다. 직장에서 ‘일이 우선’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면 아이를 낳을 수 없다. 가족 친화적 기업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싱가포르 기업의 47%가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최근 출산율이 오른 것 같다. 인식 변화 덕분인가, 정책 효과인가.
“ 2001년 결혼과 육아 지원(M&P) 패키지를 내놓은 것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이게 사고방식이나 인식을 바꿔놓았을 수 있다. 이 변화는 갑자기 일어나는 게 아니고 서서히 아주 느리게 나타난다.”

◆특별취재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장주영·서영지·황수연·정종훈 기자, 정소영 인턴기자(고려대 일문4) ssshin@joongang.co.kr

탕즈후이 싱가포르 인구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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