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치 지역 수주 내 발표”…칠곡·평택·오산·원주 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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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8일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남은 과제는 어디에 배치하느냐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이날 “최적의 부지 선정을 위해 여러 후보지를 대상으로 비교 평가, 시뮬레이션 분석, 현장 실사 등을 실시했다”며 “ 한·미 공동실무단이 보고서를 마무리하고 있어 부지 선정은 최종 단계에 있다. 조만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토머스 밴덜 주한미군사령부 참모장도 “건강과 안전, 환경을 반드시 보장할 수 있는 지역에 사드를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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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지 장단점과 향후 절차
평택·원주, 북 방사포 사정권 약점
칠곡은 수도권 북부 방어에 취약
후보 지역 주민들 거세게 반발
미군 “건강·안전·환경 반드시 보장”

현재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은 경북 칠곡과 경기도 평택·오산, 강원도 원주, 충북 음성 등이다. 후보지 선정의 주요 잣대는 북한의 최신형 방사포(사거리 200㎞) 타격 가능 여부와 수도권 방어다. 미군의 물자기지가 있는 칠곡의 경우 북한의 주요 타격 대상이지만 장사정포 공격권 밖에 있어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사드의 유효 요격 거리가 200㎞인 점을 고려할 때 수도권 북부 방어에 취약하다. 평택의 경우 수도권 방어가 가능하지만 북한의 300㎜ 방사포의 사정권 안에 있다. 원주는 수도권 방어에 유리하고 동해 북부 지역 감시가 가능해 필요시 북한이 개발 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응도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평택과 마찬가지로 300㎜ 방사포 사정권 내에 있다. 음성에는 미군기지가 없다.

현재 이들 후보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거세다. 이에 대해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의 한 회원은 ‘프랑스 마르세유의 비극’을 교훈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차 세계대전 초기 마르세유 시민들은 이탈리아군 저지를 위한 공군 배치를 반대했다. 보복 공격을 우려해서다. 공군 배치는 무산됐고 결국 프랑스는 쉽게 무너졌다. 이 예비역 장성은 “우선 ‘우리 지역 배치는 안 된다’는 님비(NIMBY)현상을 극복하는 것이 과제”라면서 “사드를 대북 억제용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선 수도권을 방어할 수 있는 곳에 배치하는 게 효용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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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가 확정된 만큼 향후 후속 절차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당장 양측은 지난 3월 출범한 공동실무단의 협의 결과를 보고서(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 운용 결과 보고서) 초안 형식으로 만들어 막바지 수정작업에 들어갔다. 보고서엔 배치 지역을 포함해 운용 방식, 법적 문제, 환경영향평가 등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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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승 실장은 “한·미가 수 주 안(a couple of weeks)에 보고서를 완성할 것이며 (현재) 거의 마무리 단계여서 조만간 장관에게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보고서는 양국 국방장관을 통해 대통령에게 보고된다. 이를 마치면 한국 측은 관련 시설을 건설하고, 미국은 사드 장비를 들여오게 된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 측이) 사드 발사대와 레이더 등을 고정할 수 있는 기반과 미사일 저장시설, 운용요원(약 200명)의 체류시설 등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레이더와 통제소, 발전기, 발사대, 미사일 등 사드 관련 장비들을 들여오게 된다. 미군 관계자는 “사드는 C-17 수송기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제작돼 있어 항공기로 운송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사드 포대는 미 육군이 운용하지만 작전 통제는 방공사령관을 겸하는 미 7공군사령관이 맡게 된다.

정용수·강태화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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