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에 등장한 「월터·리프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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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우정성은 9일 미국 언론의 부권상으로 추앙되는 고「월디 리프번」의 모습을 담은 6센트싸리 우표를 발행했다. 이 우표는 지금까지 미우정성이 발행한 『위대한 미국인』 시리즈 사건중 언론인을 주제로한 첫 케이스란 점에서 큰뜻이 있다.
언론인으로 「어니 파일」, 작가로 「펄 벅」등이 우표에 등장했지만 『위대한 미국인』 시리즈는 아니었다.
18명으로 구성된 우표선정시민위원회는 매년 각계에서 천거한 1천5백명 정도의 후보중에서 1명을 뽑아 이 시리즈에 담고 있다. 「시민의원」 은 모두 공직자 아닌 작가·학자 일반시민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치성을 배제하기위해 정치인은 물론, 정부관리도 이 선정과정에 참여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후에 얻은 순수한 명예에 지나지 않지만 이시리즈의 인물로 선정되는것은 「공정한 역사적 평가」 가되는 것이다.
다른 모든 역사적 기념물과 마찬가지로 이 시리즈의 우표도 그 사회의 가치관을 반영하는것이다. 『위대한 미국인』에 언론인이 포함된것은 따라서 「리프먼」개인의 영예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미국사회가 언론에 대해 주는 하나의 상찬이 되는것이다.
일찌기 『신문은 민주제도의 바이블이며 사람들은 이를 근거로 행동을 결정한다』 고 갈파했던 「리프먼」이74년12욀5일 85세로 사망했을때 뉴욕 타임즈지는 그의 글이 독자들로 하여금 『찰나적인것을 통해 영원을 보도록』 도와줬다고 극찬했었다. 이 말은 사실 구미 사회에서 언론이 발휘하는 기능의 본질을 표현한것이다.
61년 「케네디」미대통령은 쿠바를 침공했다가 대패해서 웃음거리가 되었을 때. 『뉴욕 타임즈가 이걸 미리 보도했더라면 이런 참변은 예방할수 있었을것을』이라고 후회했었다. 뉴욕타임즈는 침공사실을 미리 알았으면서도 「국가이익」을 내세워 보도를 보류해 달라는 당국의 요청에 따라 침묵을 지켰던 것이다.
이때의 교훈을 살려 이 신문은 그후 월남전 시발경위를 담은 이른바 「국방성기밀문서」 를 정부의 만류를 뿌리치고 보도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워터게이트사건의 흑막을 집요하게 폭로했다.
CBS방송은 월남전때 미전사령관이던 「웨스트모얼랜드」장군이 적군의 수를 줄여 상부에 보고했기 때문에 구정공세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그와같은 보도들이 「찰나적」인 당시의 정부, 또는 개인이익과 시책에 타격을 입힌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의 장기적 이익에는 분명 공헌을 했음을 미국사회는 인식하고있는것 같다.
「리프먼」의 우표는 그런 뜻에서 미국사회가 갖는 포용성과 저력을 반영하는 뜻깊은 징표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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