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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입자로 불리는 중성미자 질량 차이 국내 측성··· 전자 질량의 10억분의 1에 불과

중앙일보

입력

 국내 연구팀이 ‘유령입자’로 불리는 중성미자의 질량 차이 측정에 성공했다.

김수봉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연구팀이 주인공이다. 양성자나 전자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중성미자는 핵붕괴 및 핵융합 과정에서 방출된다. 작고 빛의 속도로 움직여 관측이 쉽지 않다. 일본 카지타 도쿄대 교수 등은 중성미자의 질량을 처음으로 입증해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그만큼 중성미자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국내 연구팀은 한 종류의 중성미자가 다른 종류로 변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중성미자의 질량차가 전자 질량의 10억분의 1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새롭게 발견됐다. 연구팀은 2011년 8월부터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출되는 중성미자를 두 대의 지하 검출장비로 매일 24시간 쉼 없이 지속적으로 관측했다.

2013년 1월까지 500일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원자로에서 발생된 중성미자가 검출장비까지 약 1.4km를 날아오는 도중에 다른 종류의 중성미자로 바뀌는 것을 관측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중성미자 변환확률을 2012년 처음 측정보다 2배 이상 오차를 줄였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물리학의 난제 중 하나인 중성미자 질량 순서와 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성을 알아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리학자들은 우주가 물질과 반물질로 이뤄져 있다고 본다. 전기적으로 마이너스 성질을 지닌 전자의 반물질은 양전자로, 중성자의 반물질은 반중성자라고 불린다. 우주 탄생 당시 동일하게 존재하던 물질과 반물질이 지금의 우주에서 물질만 남은 이유를 밝히는데 중성미자가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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