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피차, 오방색 실방석 … 전통 깃든 물품들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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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호림아트센터에서 열린 아름지기 바자에 참여한 홍정원·이운경·윤영태·석영호·김유희 운영위원(왼쪽부터). 재단법인 아름지기는 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을 위해 2001년 설립된 단체다. [사진 김춘식 기자]

28일 오전 서울 신사동 호림아트센터 지하 1층 JNB 갤러리 앞에는 수십 명이 줄을 서고 있었다. 갤러리 앞부터 늘어선 줄은 지상 1층까지 이어졌다. 재단법인 아름지기(이사장 신연균)와 멤버십 월간지 헤렌이 공동 주최한 ‘아름지기 바자’의 시작을 기다리는 손님들이었다. 입장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갤러리 안은 물품을 사려는 손님들로 꽉 찼다.

아름지기재단 기금 마련 바자
젊은 취향 ‘영프렌즈존’ 올해 첫선
수익금은 전통문화 보존에 사용

‘아름다운 우리 것을 지키고 가꾸는 사람들’이란 의미의 아름지기는 올해로 일곱 번째 기금마련 바자를 열고 있다. 바자에서 모인 수익금은 모두 아름지기의 전통문화 보존과 교육·계승을 위한 사업에 사용된다. 올해 행사장에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 상품들을 판매하는 ‘패션존’과 ‘뷰티존’을 비롯해 회원들의 기부 물품이 모인 ‘빈티지존’, 유명 장인·작가의 작품이 전시되는 ‘아트&크래프트존’ 등이 마련됐다.

매년 아름지기 바자를 찾는다는 김지윤(37)·김주형(34)씨 자매는 “빈티지 존에서 어버이날 아버지께 드릴 에르메스 넥타이를 6만원에 구입했다”며 “중고품이긴 하지만 바자의 취지를 설명하고 선물하면 아버지도 기뻐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아름지기 산하 의식주 연구소인 ‘온지음’의 제품들은 올해도 큰 인기를 끌었다. 소고기를 삶아 말린 뒤 가루로 만들어 간장과 끓여낸 ‘천리장’부터 궁중에서 세자들 돌잔치 때 사용했다는 ‘오방색 실방석’까지 우리 전통을 살린 물건들이 많았다. 온지음의 조은희 맛공방장은 “올해는 한약재로도 쓰이는 ‘산물’이라는 제주도 토종 귤을 덖어서 만든 진피차가 특히 인기가 좋았다”고 소개했다.

유명인사들이 직접 물품 판매에 나선 ‘셀럽 존’도 눈길을 모았다. 모델 출신 방송인 홍진경씨는 지인의 권유로 가방 브랜드 ‘타마(THAVMA)’ 홍보에 나섰다. 팔에 가방 5~6개를 끼고 판매를 하던 홍씨는 “신선하고 보람찬 경험인 것 같아 힘이 난다”고 말했다. 자신이 론칭한 가방 브랜드 ‘퍼스트루머(1st rumor)’ 제품을 판매한 모델 송경아씨도 “행사의 좋은 취지에 공감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선보인 ‘영프렌즈 존’엔 아름지기 재단의 젊은 후원자 40여 명으로 결성된 모임 ‘영프렌즈’가 직접 고른 브랜드 열 곳이 들어섰다. 신소재로 만든 아동복부터 세련되고 감각적인 여성복, 우아한 백자 대접까지 다양한 물품이 마련돼 젊은 여성 고객들이 많이 찾았다. 이날 행사에는 1500여 명이 방문했고 수익금은 약 2억원이다.

글=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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