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비용 남 371만, 여 452만원 | 공동 부담으로 바뀌어 가 | 남자는 주로 예물값, 여자는 살림 마련에 많이 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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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혼인 비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신접살림 비용은 최근 들어 남녀 공동 부담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주택 마련 비를 제외한 혼인 비용으로 남자는 평균 3백 71만원, 여자는 평균 4백 52만 3천원을 쓰고 있으며 신혼 살림 마련은 과거 각자 부담에서 공동 부담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저축 추진 중앙 위원회가 전국 12개 주요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신혼 남녀, 혼인 적령기 미혼 남녀, 혼기의 자녀를 둔 부모 등 총 l천 4백 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혼인 비용 지출에 관한 실태 및 의식 조사」결과 이렇게 나타났다.
남자의 경우 혼인 비용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배우자 예물 비용(41.1%). 이에 비해 여자는 신혼 살림 마련에 가강 많은 돈을 쓰고 있다(44.4%). 이 같은 경향은 미혼과 부모의 예상에서도 같게 나타났다.
혼인 비용은 혼인 당사자의 학력이 높을 수록 규모가 증가하며 이에 따라 부모의 부담률도 늘어나 고학력자일수록 부모의 신세를 지는 이가 많은 경향을 보였다.
약혼식은 생략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 신혼 남녀의 69.0%가 약혼식을 생략했으며 미혼(65.4%)과 부모(60.0%)도 생략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그러나 고학력 계층일수록 약혼식을 하겠다는 의견이 높았다 (중졸 14.8%, 고졸 26.5%, 대졸 37.2%).
반면 신혼여행을 가지 않는 이는 5%에 지나지 않아 신혼여행이 일반화됐음을 보여준다.
약혼식 비용은 남자의 경우 평균 3만 7천원, 여자는 10만 7천원으로 여자측의 비용 부담이 약 3배나 됐으나 신혼 여행비용은 여자(19만 1천원)보다 남자(30만 8천원)의 부담이 커 차이를 보였다.
함값 역시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 신혼 여자의 69.7%가 함값을 지불했으며 미혼 여자와 부모도 함값을 지불하겠다는 이가 대부분이었다(미혼 여자 76.5%, 부모 83.7%).
신혼 남녀가 결혼시 하객들로부터 받는 축의금 규모는 각각 평균 1백 44만 l천원.
이는 혼인 비용이 38.8%(남자)와 31.9%(여자)에 달해, 과연 이것이 바람직한 현상인가는 차지하고 혼인 비용 조달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혼인 비용을 결정하는데 있어 가장 큰 요인은 가정 경제 능력(69.7%). 그러나 사회 관습, 주위의 이목(11.6%), 배우자의 영향(8.1%) 등 타율적인 것도 적지 않았는데 이 같은 경향은 남자보다 여자측에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 비용의 마련은 저축이 64.3%로 으뜸. 그러나 차용(12.8%) 또는 부동산을 처분(7.0%) 한 경우도 드물지 않아 혼인에 대비하는 계획적인 장단기 생활 설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초 예상보다 혼인 비용이 초과된 경우도 많았는데(남자 40.4%, 여자 47.9%) 예상 잘못(32.4%) 못지 않게 불필요한 지출 증가(28.6%), 준비도 중 욕심(25.2%)으로 기인된 것도 많아 낭비 성향이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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