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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신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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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공직자가 재임 중 재산을 공직과 무관한 대리인에게 맡기고 절대 간섭할 수 없게 하는 제도로 고위 관료나 국회의원들에게 주식 투자의 길을 열어주면서도 공정성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방식이다.

외국에서는 ‘블라인드 트러스트(Blind Trust)’로 불린다. 대리인에게 주식을 맡기면 본인 소유 주식이라 해도 마음대로 사고팔 수 없으며,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도록 한 제도다.

이 제도는 미국을 비롯한 일부 선진국에서 도입하고 있으며 공직자가 직위를 이용해 자기가 보유한 주식이나 채권의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 입안이나 법 집행을 못하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내에서는 2005년 4월 주식백지신탁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 11월부터 시행됐다.

주식백지신탁 대상자는 국회의원과 장·차관을 포함한 1급 이상 고위 공직자며, 재정경제부·금융감독위원회 등 주식 관련 공무원은 4급 이상 공직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