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수단 탄도미사일 쐈지만 공중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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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5일 강원도 원산 북부지역에서 무수단(BM-25)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도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참 관계자가 말했다. 무수단 미사일의 사거리는 3000~4000㎞로 일본 전역과 괌의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김일성 생일에 원산서 첫 발사 강행
군 “1000㎞ 탐지 레이더에 안 잡혀”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오전 5시30분쯤 미사일을 쐈지만 한·미 정보당국의 분석 결과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패 원인에 대해선 보안상의 이유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군은 1000㎞까지 탐지가 가능한 레이더(SPY-1D)가 장착된 이지스 구축함과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동원해 감시했지만 미사일이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았다. 따라서 군 당국은 미사일이 발사 수초 만에, 정상비행을 하기 전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무수단 미사일에는 비대칭 디메틸히드라진(UDMH)이라는 액체연료와 함께 산화제로 사산화이질소(N₂O₄)가 사용된다”며 “이 두 성분이 만나면 자연적으로 발화를 하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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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5일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노동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15일은 북한에서 최고 명절로 꼽는 김일성의 생일이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은 2007년 무수단 미사일을 실전배치한 뒤 이날 처음으로 발사했다. 특히 이날은 북한의 최대 명절로 꼽히는 김일성 생일(태양절)이어서 미사일 발사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이날 김일성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미국 군당국은 14일(현지시간) 북한의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이 미 본토 대부분을 타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윌리엄 고트니 미군 북부사령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아직 시험발사를 하지 않았지만 KN-08의 모형을 볼 때 핵 탑재물을 미 본토 대부분 지역에 보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은 아직 대기권 재진입 실험을 하지 않아 ICBM과 관련해 완전한 역량은 갖지 못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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