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북한의 미사일 발사버튼 누르는 순간 알아차린다…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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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북한의 미사일이나 핵실험 징후을 감시하기 위한 정찰기 도입을 추진중이다. 북한이 미사일이나 핵실험을 위해 작동하는 기계 신호음과 로켓 엔진의 화염을 탐지하는 방식이다.

복수의 군과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4일 "백두체계 능력보강 사업으로 추진 중인 신형 백두정찰기가 이번 주 미국 텍사스주의 한 공항에서 처음으로 비행시험에 나선다"며 "우리 군과 방사청 관계자, 미국 방산업체인 L3사의 기술진 등이 참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첫 비행시험하는 신형 백두정찰기는 프랑스 다소사의 '팰콘-2000'의 내부에 국내 방산업체인 LIG 넥스원 등이 개발한 각종 장비들을 실었다. 다만 각종 장비들을 미션컴퓨터에 통합하는 기술은 미국에서 제공한다. 그래서 시험비행도 미국에서 진행한다는 게 군당국의 설명이다.

군은 북한에서 발생하는 각종 신호음을 탐지하기 위한 정찰기를 운영중이며 백두산까지 탐지가 가능하다고 해 '백두'라는 명칭을 붙였다.

기존에 군이 운영중인 백두정찰기에 장착된 도·감청과 신호수집 장비는 20여년전에 개발된 제품들이어서 북한이 최근 실전에 배치하고 있는 무기들을 탐지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이번에 보강된 탐지장비 중에는 북한이 각종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여러 장치에서 나오는 기계 신호음을 포착하고, 실제 발사됐을 때 화염까지 탐지하는 열추적 탐지장비를 포함했다고 한다.

미국의 조기경보위성이 미사일 엔진에서 나오는 화염을 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신형 백두정찰기는 '위성급 정찰기'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해 파괴하는 '킬 체인'의 핵심전력으로 꼽히는 이유다.

이 외에도 군은 2018년부터 날아다니는 인공위성으로 불리는 고고도 무인정찰기(HUAV)인 글로벌 호크를 도입하는 등 북한군의 동향을 감시하는 정보 수집 수단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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