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이던 장병이 폭행을 당하는 여성을 구해 화제다. 주인공은 육군훈련소에서 분대장으로 복무 중인 김동욱(22·사진) 상병.
전남 여수가 집인 김 상병은 지난 25일 오후 9시쯤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던 중 만취한 50대 남성이 20대 여성을 상대로 행패를 부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여성이 내리려고 하자 남성이 손목을 잡았고 여성은 도망치듯 앞문으로 내렸다. 남성도 여성을 따라 버스에서 내렸다. 두 사람은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처럼 보였고 김 상병은 이른바 ‘묻지마 폭행’이라고 직감했다.
김 상병은 버스를 세우고 급하게 내려 50m 가량을 뒤쫓아갔다. 육교 위에서 남성이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주먹을 휘두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앞뒤 생각할 겨를없이 김 상병은 그대로 남성에게 달려들어 여성을 떼어냈다. 격분한 남성은 김 상병을 육교 난간 아래로 밀어냈다. 하지만 김 상병은 남성의 다리를 걸고 넘어뜨려 제압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이 남성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인계돼 폭행혐의로 입건됐다.
김 상병의 선행은 사건을 맡은 담당 검사가 육군훈련소에 “김 상병이 여성을 구한 용감한 일을 했다”고 감사표시를 전하면서 알려졌다.
육군훈련소 23연대 소속인 김 상병은 지난해 우수분대장 표창을 받았고 올 3월 사격경연대회에서는 20발을 100% 명중시켜 부대장 상장을 받은 모범 분대장이다. 육군훈련소는 김 상병의 선행을 격려하고 연대장 표창과 2박3일 포상휴가증을 전달했다.
김동욱 상병은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당황했지만 육군 정예 분대장으로 그냥 볼 수만은 없었다”며 “군인이라면 위기에 처한 여성을 구하려고 모두 (저처럼)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