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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의 반퇴 팁] ISA, 만능통장이라 불리지만 장밋빛 수익률 환상 버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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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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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규제가 심한 한국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나온 것은 환영할 일이다. ISA는 하나의 계좌에 기대수익률 1%대의 예금, 3~4%대의 중위험·중수익이 가능한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6~7%대의 펀드를 다양한 비율로 조합할 수 있는 투자 수단이다. 또 순이익 200만원까지의 비과세 혜택과 손익 통산도 장점이다. 펀드 A에서 벌었지만 펀드 B에서 더 큰 손실을 입었다면 전체 손실을 마이너스로 간주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하지만 장밋빛 환상은 금물이다. 신탁형은 소유자가 직접 포트폴리오를 조합해야 하므로 상당한 금융지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금융회사의 전문가가 운용해 주는 일임형을 선택하기 쉬운데 이 또한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일임형의 복병은 펀드다. 수익률은 주로 펀드에서 좌우될 텐데 전문가가 운용한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상당수 적립식 펀드가 수익률이 엉망인 채 방치돼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계좌의 수익률을 3개월마다 점검하지 않으면 만능통장이라는 환상적 이름과 달리 낭패를 보기 쉽다.

직업이 없는 주부와 은퇴자, 학생은 가입자격이 없다는 점도 ISA의 한계다. 고령화할수록 은퇴자가 많아지고 주부가 가계자산을 굴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ISA는 초저금리시대에 자산을 한층 적극적으로 굴릴 수 있는 기회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주식 아니면 펀드밖에 없던 국내 금융 투자시장에서 ISA는 개인이 직접 포트폴리오를 짜고 수익률을 관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김동호 기자 d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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