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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에게 다양한 주택 제공, 스웨덴 저출산 해결에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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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선진국 중에서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나라는 스웨덴과 프랑스다. 스웨덴 출산율은 1999년 1.5명에서 2014년 1.91명으로 올랐다. 일·가정 양립과 양성 평등적인 사회 분위기가 큰 역할을 했다. 게다가 주거 부담이 가볍다는 점도 기여했다.

카플란 주택·도시개발 장관
아파트·다세대·단독 선택 가능해
매년 임대아파트 1만5000채 확충

 한국에선 주거비에 짓눌린 젊은 층이 결혼이나 출산을 주저하지만 스웨덴에선 임대아파트 입주나 주택 대출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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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메흐메트 카플란(45·사진) 주택·도시개발·정보통신부 장관은 “젊은 층이 결혼·출산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게 하려면 안정적인 소득 보장과 임대아파트의 확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e메일로 이뤄졌다.

 -스웨덴 주거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뭔가.

 “생애 첫 주택을 구하는 젊은 층에게 다양한 형태의 선택지를 제공한다. 임대냐 소유냐를 고를 수 있다. 아파트·다세대주택·단독주택 중에서 선택할 수도 있다. 주택시장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맞춰져야 한다. ”

 -스웨덴은 출산율이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주거 정책이 출산 문제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가.

 “출산율을 끌어올린 결정적 요인은 양성 평등이다. 부부 모두가 직업을 갖고 있으며, 엄마가 출산 때문에 직업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거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본다. 부부들은 살기 좋은 집이 있다면 아이를 가지기 더 쉽기 때문이다.”

 -젊은 층에 대한 복지 차원에서 주거 분야에 대한 국가 개입을 좀 더 확대해야 한다고 보나.

 “어느 정부든지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보조금을 주는 식으로 주거 문제에 개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주거 문제는 넓은 의미에서 복지 정책의 한 부분으로 바라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반드시 주택 공급을 늘리려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

 -스톡홀름 같은 대도시에서 젊은 부부들이 쉽게 집을 구할 수 있나.

 “대도시의 젊은 부부들이 신혼 집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건 맞는 말이다. 이 문제를 푸는 데 지름길은 없다. 큰 도시 중심으로 아파트 공급을 늘려야 하고, 특히 임대용 아파트를 더 확충해야 한다. 해마다 32억 크로나(약 4500억원)를 투입해 임대 가능한 아파트 1만5000채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3월부터 35㎡ 이하 아파트를 짓는 건설회사에 보조금을 지원한다.”

 -한국 신혼부부 주택 정책에 조언을 한다면.

 “아파트를 고를 때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사거나 빌리는 거다. 하지만 대도시는 집값이 비싸 젊은 층이 구입하기엔 부담스럽다. 임대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월수입이 적은 사람들에게 주거를 제공할 때 큰 장점을 갖는다. 보증금도 거의 필요 없다. 만약 높은 보증금을 매긴다면 임대아파트의 목적을 무너뜨리는 셈이다.”

 -낮은 이율로 젊은 부부에게 주택 자금을 대출하는 건 대책이 될 수 있을까.

 “만약 스웨덴에서 아파트를 사기 위해 대출을 받는다면 은행은 매매가격의 15%를 부담하라고 요구할 거다(스웨덴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85%). 스웨덴의 대출 금리는 2% 안팎으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주택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젊은 부부 대부분은 구입을 위해 대출을 받기보다 집 크기를 줄이거나 집값이 싼 지역으로 옮기고 있다. 정부도 대출을 늘리는 게 답이라고 보지 않는다.

?특별취재팀=신성식· 이에스더·김민상·서유진·황수연· 정종훈·노진호 기자, 김준승(동국대 신문방송4)·서혜미(세명대 저널리즘2) 인턴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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