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푸틴 “북핵, 혹독한 국제적 대응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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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左), 푸틴(右)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 필요성에 공감했다.

러, 대북 강력 제재 동참할지 주목
미 NSC, 오바마 ‘전략적 침묵’설명
“주목 받기 좋아하는 북 의도 차단”

 백악관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반하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일치된 대응의 중요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성명을 내 “북한의 핵실험 주장과 관련해 양국 정상은 사실이라면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인 만큼 혹독한(tough) 국제적 대응이 요구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지지하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며 관련국들이 모두 최대한 절제해서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러시아가 북한 핵실험으로 인해 군사적 대결이 벌어지는 데는 반대하면서도 국제사회의 분명한 대응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것으로 해석돼 향후 러시아가 강력한 대북 제재에 어떻게 동참할지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체결된 민스크 휴전협정을 준수하고 당장 우크라이나를 흔들고 있는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에 대한 후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은 이날 워싱턴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지도자에게 특별히 관심을 주어야 한다고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데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북한에 대해 미국이 응징에 나섰지만 북한을 거론해 북한의 의도대로 국제적 주목을 받는 대상으로 만들지 않겠다는 ‘전략적 침묵’이자 무시를 보여준다.

로즈 부보좌관은 “내가 아는 한 북한 지도자는 주목받기를 좋아하고 아마도 대통령이 국정연설 때 많은 시간을 (자신에 대해) 말해주는 것을 무엇보다 바란다”며 이같이 답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도 이날 워싱턴DC 국방대학교에서 열린 강연에서 미국의 대외 정책을 설명하면서 북한과 북핵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로즈 부보좌관은 이날 미국이 한국·일본과 미사일방어(MD)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음을 공개했다. 그는 북한 핵실험에 따른 한국·일본의 역할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미국은 MD와 같은 능력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데 직접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즈 부보좌관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유엔 안보리 차원의 제재와는 별도로) 북한에 경제적 압력을 가하는 독자적인 추가 제재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가 가하는 제재는 분명히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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