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부대, 남수단 렝 군에게 희망의 씨 뿌렸다…국내 치료 주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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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남수단에서 재건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빛부대의 주선으로 강남 세브란스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된 렝 가랑 렝 군이 16일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 합동참모본부]

내전을 겪고 있는 남수단의 어린이가 현지에서 재건임무를 수행중인 한빛부대의 도움으로 서울에서 치료를 받게 됐다고 합동참모본부 관계자가 16일 밝혔다. 주인공은 남수단 종글레이주(州) 만델라 초등학교 2학년생인 11살 렝 가랑 렝 군이다. 휘어진 다리 교정 수술을 받기 위해 15일 입국한 렝 군은 16일 강남 세브란스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았다.

그가 서울에서 치료를 받게 된 데는 남수단 재건을 위해 현지에 파병된 한빛부대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합참에 따르면 렝 군이 거주하고 있는 종글레이주 정부는 지난 10월 12일 현지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가 있다면 한빛부대에 치료 지원을 요청했다. 합참 관계자는 “부대 의료진이 렝 군을 직접 찾아가 진료를 해 보니 양쪽 다리가 심하게 휘어 걷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렝 군을 부대로 데려와 엑스레이를 촬영한 결과 한빛부대를 포함한 현지 의료 기술로는 렝 군을 치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빛부대는 국내 주요 대형병원에 도움을 요청했고, 강남 세브란스 병원에서 그의 교정수술과 재활치료를 해주겠다고 나섰다.

렝 군의 치료와 그의 가족들이 서울에 체류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모두 6000여만원 가량 될 것으로 합참은 판단하고 있다. 이 가운데 어려운 환자를 돕기 위해 강남세브란스 병원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주)천일오토모빌이 2000만원 가량을 부담하고, 수술비와 입원비 등 4000여만원은 병원측이 맡기로 했다. 렝 군의 항공료 500여만원은 한빛부대측이 책임질 예정이다.

렝 군의 치료를 맡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박훈 교수는 “렝 군은 지금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2∼3년 후에는 보행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며 “치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렝 군은 17일 수술을 받고, 내년 1월 말까지 한국에서 재활 치료후 남수단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한빛부대는 2013년부터 내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수단에 주둔하며 각종 인프라 건설과 의료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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