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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업계의 봉이 김선달, 스토리풀 … 시민 특종 발굴해 팔아 296억원 ‘몸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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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애플데일리의 3D 컴퓨터그래픽 뉴스 ‘액션뉴스’. 이를 위해 별도의 애니메이션 제작 회사를 설립했다.

최근 미디어 업계의 겁 없는 신인은, 이른바 미디어판 ‘봉이 김선달’이라 불리는 스토리풀(Storyful)이다. 루퍼트 머독이 2년 전 2500만 달러(약 296억원)에 인수했다.

 스토리풀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디지털상에서 가치 있는 콘텐트를 찾아내고(discover) 검증한 뒤(verify) 이를 확보(acquire)해 판매하는 미디어다. 소셜미디어상에서 활발하게 언급되는 콘텐트의 원작자를 찾아내 그 콘텐트의 진위를 판별하는 게 주 임무다. 뉴욕타임스·BBC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세계 최초의 소셜미디어 통신사로 불린다. 저널리즘과 큐레이션 기술, 온라인 커뮤니티의 절묘한 조합이라는 평가다.

 2009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아일랜드국영방송(RTE) 출신의 마크 리틀이 창립했다. 현재 더블린·뉴욕·런던·홍콩 등에 9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언 마틴 아시아 에디터는 “특종은 이제 시민의 손에서 나온다”며 “시민이 만든 특종을 일찍 찾아내는 게 또 다른 특종이다. 실시간 속보는 이제 길거리에 있다”고 전했다.

 홍콩과 대만의 발행부수 2위 일간지 ‘애플데일리(빈과일보)’도 극적인 변화를 일궈냈다. 2009년 “앞으로 3D 애니메이션 뉴스를 만들자”는 지미 라이 치잉(黎智英) 넥스트미디어 회장의 지시에 따라 사명만 남기고 조직 전체를 흔들었다. 넥스트미디어는 애플데일리의 모기업이다.

 그의 발언은 “디지털 시대엔 신문도 영상 및 3D 그래픽 콘텐트를 강화해야 한다”로 해석됐다. 대만에 별도 법인의 애니메이션 제작 회사를 설립했다. 애플데일리 편집국은 카메라 촬영 및 편집 기자를 새로 뽑았고 속보를 담당하는 신문기자도 추가 채용했다.

 애플데일리가 만든 영상 및 3D그래픽 콘텐트는 ‘액션 뉴스’로 불린다. 2009년 5월 첫 ‘액션 뉴스’를 선보였다. 지난해 조회수는 280만 건을 웃돌아 2009년(30여만 건)보다 9배 넘게 성장했다. 디지털 광고는 매년 30%포인트 이상씩 늘어났다. 애플데일리 관계자는 “디지털 광고 수입이 올해 처음 신문 광고 매출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최대 미디어 인디펜던트 뉴스앤드미디어(INM)는 그룹 내 여러 뉴스룸을 통합했다. 종합 일간지인 ‘아이리시 인디펜던트’와 석간 타블로이드, 일요판 정론지·타블로이드 등 4개 매체가 같은 뉴스룸에서 제작된다. 기자 190명은 특정 매체 소속이 아닌 INM 그룹 기자로 자신의 전문 분야를 취재한다. 어떤 기사를 어느 매체에 실을지는 콘텐트 총괄과 매체별 에디터가 결정한다.

 취재기자가 컴퓨터 조판 화면에 기사를 바로 쓰는 ‘지면에 맞춰 쓰기’(write-to-fit) 실험도 했다. 업무량이 크게 늘어나지만 연봉을 업계 평균보다 세 배 이상 준다. 뉴스룸에 데이터 과학자 2명이 상주하며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에서 나오는 뉴스 반응을 추적한다. 스테펀 래 국장은 “기술을 알면 더 빠르고 민첩한 뉴스 조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박현영·윤호진 기자, 더블린=박수련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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