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브랜드지도] 애플=혁신, 볼보=안전 … 단순 명쾌한 개념이 강력한 브랜드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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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기업 애플의 ‘혁신’, 자동차 제조기업 볼보의 ‘안전’, 화물 배송 업체 페덱스의 ‘밤새 배송’, 에너지 음료 레드불의 ‘도전’…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브랜드 콘셉트를 향한 단순명쾌한 메시지를 소비자 인식에 남기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트라우트 앤 파트너스(Trout&Partners)’의 CEO 잭 트라우트는 “오늘날 최고의 제품이란 없다. 수많은 브랜드 가운데 소비자의 머릿속에 ‘인식(perception)’을 심어줄 수 있는 브랜드가 최고가 되는 것이다. 고객의 인식 속에 하나의 간단한 단어로 자리 잡는 포지셔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브랜딩은 더 나은 제품에 대한 싸움이 아닌 다름을 인식시키는 싸움이다.

 상대를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반복’ ‘지속’ ‘단순’ ‘진정성’ ‘소통’ ‘표식(슬로건 엠블럼, 로고 등)’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 중 ‘단순’은 브랜딩에 있어 가장 탁월한 방법이다. 광고회사 사치앤사치의 CEO 모리스사치는 “많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 상대에게 명확한 인식을 남길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한민국 브랜드지도 편찬위원회는 공공기관·기업·도시브랜드의 정체성을 단순하고 명쾌한 콘셉트로 정리해,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대한민국 브랜드지도를 제작했다. 소비자가 경험할 수 있는 일관된 가치를 약속하고, 이를 위해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브랜드를 발굴해 지속적인 브랜드 가치로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간다는 취지에서다.

 대한민국 브랜드지도 편찬위원회는 ‘착한 것이 강하다’는 콘셉트로 비즈니스 성과, 사회와의 적극적인 열린 소통에 앞장선 공공기관·기업·도시브랜드를 발굴했다. 전재호 한국소비자포럼 대표는 “이 지도는 브랜드의 콘셉트를 단순하고 명쾌하게 정리, 소비자 가슴속에 던지는 ‘콘셉트 피치(concept pitch)’를 활용해 공공기관·기업·도시브랜드의 콘셉트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사회공헌브랜드 대상’ 어떻게 선정했나=지난 9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대한민국 사회공헌 브랜드’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은 대한민국 브랜드지도 편찬위원회가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했다.

 대한민국 브랜드지도 편찬위원회는 우리나라 1117개의 공공기관·기업·도시브랜드의 최근 3년 간 경영성과와 사회공헌활동을 전수조사해 사회공헌브랜드로 적합한 1차 후보를 선정했다. 이들 후보 브랜드 가운데 지난 5월 18일부터 6월 10일까지 온라인·팩스로 참가신청을 접수받았다.

 한국소비자포럼 브랜드평가단은 접수된 기업·기관·도시브랜드 가운데 언론보도 및 주요 포털사이트의 블로그·카페 등에서 언급된 키워드를 전수조사해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공공기관·도시브랜드·기업의 긍정·부정적 관련 이슈를 분석해 주요 키워드를 도출했다.

 이어 산학·언론 전문가로 구성된 브랜드지도 편찬위원회는 지난 17일 최종 심의회를 열었다. 심사기준은 2003년 다보스포럼의 ‘기업시민정신’에 근거해 ▶본연의 비즈니스에서의 탁월한 성과 창출 ▶사회와의 적극적인 열린 소통으로 정했다. 비윤리적 경영과 반사회적 행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관(업)은 선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언론에 노출된 브랜드별 키워드, 빅데이터 분석해보니 … 봉사활동 등 긍정 키워드 64%
소비자포럼·평가단 1년 간 조사
사회공헌 관련 단어, 대부분 차지

한국소비자포럼과 150명의 브랜드평가단은 2014년 6월부터 2015년 5월까지 1년 동안 주요 포털사이트의 언론보도·카페·블로그에 노출된 우리나라 공공기관·기업·도시브랜드의 긍정·부정 키워드를 조사하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공공기관·기업·도시브랜드의 긍정적인 키워드는 64%, 부정적인 키워드는 36%를 차지했다. 공통적으로 긍정적인 키워드는 ▶자원봉사 ▶기부 ▶안전 순으로 언급됐다. 부정적인 키워드는 ▶부채 ▶매출감소 ▶갈등 순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공공기관의 긍정키워드는 67%, 부정키워드는 33%를 차지했다. 긍정 상위키워드는 ▶봉사활동(11.88%) ▶나눔(10.13%) ▶지역개발(9.14%) 순이다. 부정 상위키워드는 ▶부채증가(53.11%) ▶비리(16.61%) ▶방만경영(9.16%)이 언급됐다.

지방자치단체의 긍정키워드는 62%, 부정키워드는 38%로 나타났다. 긍정 상위키워드는 ▶기부(12.16%) ▶지속가능한 발전(8.08%) ▶문화사업(8.08%) 순이다. 부정 상위키워드는 ▶폐기물처리(28.57%) ▶노인문제(18.34%) ▶교통문제(13.43%) 등이 꼽혔다.

기업의 경우 긍정키워드는 66%, 부정 키워드는 34%였다. 긍정 상위키워드는 ▶기부(12.16%) ▶환경(9.83%) ▶소비자(8.51%) 등이다. 부정 상위키워드 ▶실적부진(27.05%) ▶매출감소(21.26%) ▶구조조정(18.36%)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포럼 측은 “공공기관·기업·도시브랜드에서 공통으로 언급된 긍정적인 키워드는 봉사활동·문화사업·기부처럼 대부분 사회공헌과 관련된 키워드가 차지했다”면서 “사회공헌에 적극적일수록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키워드가 많았으며 이를 통해 긍정적인 인식·평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포럼은 빅데이터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공공기관·기업·도시브랜드의 핵심키워드를 도출했다. 한 예로 국내 통신업체 kt는 2014년 6월 1일부터 2015년 5월 31일까지 언론보도와 주요 포털사이트의 블로그·카페 등에서 언급된 총 콘텐트 수가 68만8670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버즈량·이슈가 높은 키워드를 추출하고 연관성 있는 단어를 묶어 키워드맵을 제작했다. 그 결과 kt의 핵심키워드로 ‘ICT기술’과 ‘지역사회’가 도출됐다.

포럼은 “빅데이터 분석 과정을 통해 소비자가 인식하고 있는 키워드 ‘ICT기술’과 kt가 전달하고 있는 ‘정보격차 해소’라는 메시지가 일맥상통하다”면서 “kt는 ‘정보격차해소’라는 탁월한 콘셉트를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뿐만 아니라 kt의 아이덴티티로 구축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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