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인력거, 가로수길, 아리랑 … 정말 신나는 한국 체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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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최정화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가운데)가 이번 문화소통포럼에 참가하게 된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왼쪽), 인도의 축제기획자 산조이 로이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조문규 기자]

“물론 우린 이제 구글링(포털사이트 구글로 정보를 검색하는 것)으로 김치를 어떻게 만드는지, 강남스타일 춤을 어떻게 추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걸 현지에서 직접 체험하는 건 천지차이다.”

 지난 17일 서울의 한 한식당에서 만난 인도 출신의 세계적인 축제 기획자 산조이 로이(Sanjoy Roy·52) 팀워크아츠 대표의 목소리는 한껏 고무돼 있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문화 축제인 인도 자이푸르 문화축제 등 13개 국에서 연간 23개 축제를 기획해온 그는 올해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이번에는 축제 기획자로서가 아닌, 참가자로서다. 다음 달 31일부터 9월 2일까지 3일간 열리는 문화소통포럼(CCF)의 초대를 받았다.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이 주최한 이번 포럼에는 14개 국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문화계 인사 16명이 초대됐다. 로이 대표 외에도 아부다비에 루브르 박물관을 세운 프랑스의 장 오숑빌, 상하이 국제 예술제 대표인 중국의 왕준, 러시아 국영TV 채널 앵커인 아리나 샤라포바 등이 한국 땅을 밟는다. 한국 대표로는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46)이 참가한다.

 CCF는 2010년 시작돼 올해로 6번째다. 그동안 비토리오 미소니 미소니 그룹 회장, 세계적 석학 기 소르망 전 파리대 정치학연구소 교수 등 77명의 인사가 CCF를 찾았다. CICI를 이끌고 있는 최정화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는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일뿐 아니라 각 국가 간 쌍방향 문화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CCF 참석자들은 이번 일정에서 인력거를 타고 북촌을 돌아보고 가로수길·강남역·코엑스 등 강남의 주요 번화가들을 방문한다. 국립국악원에서 장구를 배우고 밤에는 창덕궁에서 가야금 연주를 듣는다. 마지막 날에는 이틀간 경험했던 한국의 문화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각국 대사와 유력인사 등을 초청해 ‘문화소통의 밤’ 행사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나윤선과 일본의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요시다 지로가 협연하는 ‘아리랑’을 함께 듣는다.

 로이 대표에게 이번 포럼은 더 특별하다. 그는 올해 11월 한국에서 인도 페스티발을, 내년 12월에는 인도에서 한국 페스티발을 기획하고 있다. 그는 두 페스티발을 기획하는 데 CCF가 큰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했다. 로이 대표는 “한국 기업이나 케이팝(K-Pop)은 세계에 많이 알려졌지만, 정작 ‘한국인’이 어떤 사람들이고 그들의 문화는 어떤지에 대해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며 “이번 포럼이 내게는 정말 신나는 기회”라고 말했다.

글=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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