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먹고 알먹고'…온라인 결함 잡고 200만km 마일리지 받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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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 에어라인에 기용된 해커 조던 윈스.

회사 온라인 시스템 상의 결함을 잡아낸 해커에게 100만 마일(160만㎞)이 넘는 공짜 항공 마일리지를 듬뿍 준 항공사가 있다. 미국 2위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항공이다.

1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해커에게 100만 마일이 넘는 보너스를 준 유나이티드 항공의 사연을 소개했다. 사이버 보안업체 '벡터'를 운영하는 해커 출신의 조던 웨인스(35)는 125만 마일(200만㎞)에 달하는 항공 마일리지를 받고 깜짝 놀랐다. 이코노미석으로 미국~유럽을 왕복하는데 6만 마일의 마일리지가 필요하다는 걸 감안하면125만 마일이면 미국~유럽을 20번 이상 왕복할 수 있다. 조던 웨인스 외에도 캘리포니아 주에 사는 해커인 카일 러베트도 유나이티드 항공 시스템에 있는 버그(문제점)를 잡아내고 100만 마일을 받았다.

웨인스는 유나이티드 항공이 시스템 상의 결함을 발견하는 이에게 5만~100만 마일의 항공 마일리지를 준다는 공고를 냈을 때만 해도 '설마 진짜 주겠어?'라고 생각했다. 그가 잡아낸 버그는 가장 발견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최고 수준의 상을 받았다고 유나이티드 항공 측은 전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사이버 공격에 해박한 해커들을 통해 자사 시스템 버그를 잡아내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유나이티드 항공은 항공 시스템 결함으로 인해 150여개 노선에서 탑승이 지연됐다. 지난 8일에는 예약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손님에게 불편을 끼치기도 했다.

같은 날 미국 최대 증권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NYSE)조차 시스템 상에 이상이 발생해 개장이 늦어지는 대혼선이 빚어졌다. 자사 온라인 시스템 상의 문제점(버그)을 잡아내는 해커에게는 돈을 주거나 소정의 답례를 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고 SCMP가 보도했다. 페이스북·트위터·드롭박스 등이 그 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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