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초기에 못 막아 … 대응 체계 갖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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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메르스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겪는 낙타에서 시작된 신종 감염병이기 때문에 대비가 부족했고 또 그 유입과 확산을 초기에 막지 못했다”며 “이번 경험을 토대로 신종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이라든가 인력·제도를 갖춰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와 보건복지부(DHHS), 세계보건기구(WHO) 방역전문가 5명과 간담회를 하고 메르스 대응 현황과 신종 감염병 대응체계 개편 방향에 대해 논의하며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에는 스티브 레드 미국 CDC 공공보건 예방대응센터장, 홀리 웡 DHHS 글로벌이슈 담당 수석부차관보 및 WHO의 실비 브리앙 감염병국장, 박기동 서태평양지역 사무처 국장, 브라이언 매클로스키 자문관 등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강도 높은 조치를 시행하면서 메르스 종식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며 “메르스가 종식되면 전문가들과 함께 대응 과정 전반을 되짚어서 문제점을 분석하고 또 근본적인 대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청와대와 정부세종청사 간 영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간담회에서 “다양한 감염병에 대해 시나리오를 만들어 시뮬레이션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WHO와 미국 CDC, 영국 공중보건청의 경험을 참고해 메르스를 종식시키고 한국의 상황과 보건의료 시스템에 맞는 신종 감염병 대응체계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사과보다 사태 수습 우선”=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는 박 대통령의 사과 요구에 대해 “지금은 메르스 퇴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사과나 유감 표명이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는 만큼 사태 극복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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