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채권단, 박삼구 회장과 단독 협상안 부의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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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채권단은 7일 회의를 열고 박 회장과의 수의계약으로 매각 절차를 진행하는 방안을 안건으로 부의해 8일 또는 11일 결정키로 했다.

채권단은 앞서 금호산업 지분 57.1%에 대한 경쟁입찰을 진행했으나 호반건설 한 곳만이 입찰에 참여했고 응찰액도 6007억원에 그치자 유찰 결정을 내렸다. 채권단은 8일 또는 11일 회의에서 수의계약 안건이 확정될 경우 박 회장과 본격적으로 매각 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안건이 부결되면 다시 재입찰을 진행한다.

수의계약으로 진행될 경우 관건인 매각가격은 회계법인 두 곳의 중재 하에 박 회장측과 채권단이 협의해 결정한다. 박 회장과 채권단은 기업가치와 적절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양측의 인수가격을 제시하게 되는데 이견이 클 경우 회계법인들이 조정 역할을 맡게 된다. 이 방안은 금호산업 워크아웃과 박 회장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50%+1주) 부여 당시 박 회장과 채권단이 체결한 약정서에 기재돼 있다.

채권단은 1조원 가까운 금액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박 회장은 호반건설의 응찰액에 가까운 금액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 조율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호반건설은 지분 57.1%에 대해 6007억원을 제시한 만큼, 이를 박 회장 인수 지분인 50%+1주에 적용할 경우 53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만일 양측의 이견이 커 수의계약도 무산된다면 금호산업 매각 작업은 원점에서 다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박진석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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