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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정치 개혁" 다음날 "사회 개혁 박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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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박근혜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의 대통령궁에서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양국 대통령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중남미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세 번째 방문국인 칠레 산티아고의 대통령궁에서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칠레는 남미 최초로 1949년 대한민국 정부를 승인한 우방이자 첫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다. 박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양국은 15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를 맺은 분야는 ▶중소기업 창업 및 협력 ▶워킹홀리데이 협정 ▶교육방송 협력 ▶태양열 사업 공동 개발 등이다. 특히 이번 순방을 통해 ‘칠리콘밸리’(칠레와 실리콘밸리의 합성어)를 중심으로 한국 청년들의 중남미 진출이 확산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중소기업 창업 MOU 등을 통해 IT를 기반으로 한 청년창업 인력이 중남미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향후 10년 동안 90개 팀을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칠레에 쿼터 없이 무제한으로 인력을 보낼 수 있도록 한 워킹홀리데이 MOU도 청년들의 중남미 진출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교육방송(EBS)은 칠레국영방송인 TVN과 교육방송 협력 MOU를 맺어 중남미에 한류 확산을 촉진할 수 있게 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안 수석은 “EBS 다큐멘터리나 교육프로그램, 뽀로로 등 애니메이션에 대한 수출 협정이 MOU에 포함됐다”며 “전 세계에 많이 진출해 있는 뽀로로의 경우 칠레 국영방송으로 방영돼 문화 콘텐츠 수출뿐 아니라 캐릭터 등 관련 상품의 진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보건의료 협력 MOU로 원격의료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고, 태양열 사업 공동 개발 MOU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칠레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열었다고 청와대는 평가했다.

 박 대통령과 바첼레트 대통령은 두 나라의 첫 여성 대통령이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2013년 2월 유엔 여성기구 총재 자격으로 박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했고, 2014년 유엔 총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만난 적이 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에 한 칠레 동포간담회에서 “정부는 현재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여러 적폐를 해결하면서 국가경쟁력을 높여 가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사회 개혁에 박차를 가해 반드시 경제 재도약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전날 이완구 총리 사퇴와 관련해 “검찰은 정치 개혁 차원에서 확실히 수사해 모든 것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한 뒤 이날은 ‘사회 개혁’을 언급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사회 개혁’이란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순방 중 유일하게 현안 관련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동포간담회에서 ‘사회 개혁’을 강조한 것은 각종 개혁의 고삐를 죄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치 개혁을 포함해 사회 전반에 개혁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중이 아니겠느냐”며 “박 대통령이 현 난국을 개혁 드라이브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산티아고(칠레)=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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