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호위함 '강원함'도 결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지난해 8월 진수식 당시 강원함의 모습. [중앙포토]

지난해 8월 진수식을 마치고 해군이 인수하려고 절차를 밟고 있는 차기호위함(FFX·2300t) 4번함인 강원함의 운항이 중단됐다. 해군에 인도하기 위한 시험운항을 하던 중 결함이 발견돼서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27일 “함정을 해군에 넘겨주기 위해 시험운항을 하던 도중 닻이 떨어져 나가며 함정 밑부분에 설치된 음향탐지기(HMS)를 파손시켰다. 현재 제작사인 STX에 보완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방사청에 따르면 강원함은 함정 밑바닥에 설치된 음향탐지기 덮개가 부서졌다고 한다.

 오는 10월 해군이 인수하려던 강원함에서 결함이 발견됨에 따라 전력화 일정에도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대대적인 방위사업 비리 조사의 단초를 제공했던 통영함(수상구조함)과 소해함(기뢰 제거함)에 이어 전투함정까지 결함이 발견되면서 함정 건조작업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 당국과 방사청의 조사 결과 해당 함정의 닻은 2개의 고정핀으로 고정하도록 돼 있지만 설계와 달리 고정핀 1개만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에선 강원함 내부의 일부 배관(파이프)도 설계와 다르게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 관여한 당국자는 “요즘엔 수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파이프 여러 개를 이어서 붙이고, 배관 이음매마다 보호장치를 부착해 견고하게 연결해야 한다”며 “그러나 STX는 단순 용접으로 이어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조선소가 의도적으로 설계와 달리 제작을 했다는 얘기다.

 현재까지는 이 과정에서 누군가 금품을 수수하고 눈감아 주는 등의 비리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차기호위함은 1980년대 후반부터 제작돼 운용 중인 호위함을 대체하기 위한 함정으로, 한 척당 1100억원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