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구 쇼핑몰 사기 일당 구속

중앙일보

입력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입하려는 해외 직구족을 노리고 돈만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3일 해외 직구 쇼핑몰을 개설한 뒤 물건을 판매하는 것처럼 속이고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조모(38)씨와 권모(28)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같은 혐의로 김모(20·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 등은 미국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맞춰 지난해 11월 초 이베이몰(http://ebaymall.net)이라는 쇼핑몰을 개설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엔 ‘거위털 패딩’ 등 유명 의류 브랜드를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광고를 냈다. 이들이 개설한 쇼핑몰은 포털 사이트에서도 추천 목록에 올라 소비자들이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 추수감사절(11월 마지막주 목요일) 다음 날로, 대형 쇼핑몰들은 이날부터 크리스마스까지 한 달가량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조씨 등은 쇼핑몰을 만들면서 구직 활동에 나선 김씨에게 “신용불량으로 사업자를 낼 수 없으니 명의를 빌려 사이트를 운영하면 돈을 주겠다”고 속여 사업자 등록과 운영계좌를 만들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한 달간 피해자 352명에게 1억9600여만원의 돈을 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는 방법으로 돈을 가로챘다. 통장에 입금된 돈은 김씨를 시켜 7차례에 걸쳐 인출한 뒤 고속버스 택배와 퀵서비스 등을 통해 받는 방식으로 추적을 피했다.

조씨 등은 해외 직구 특성상 배송 기간이 한 달 이상 걸린다는 점을 노려 구직 사이트를 통해 고용한 상담원에게 이를 알리도록 지시했다. 이들은 배송 시기(12월 12일)가 다가오자 상담원에게 해외출장에 다녀온다고 한 뒤 잠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상품대금을 현금 결제로만 유도하거나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하는 광고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사기 가능성이 높은 쇼핑몰 사이트를 모니터링해 피해를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zino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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