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문재인 겨냥 “유대인이 히틀러 참배할 수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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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때 ‘당 대포(大砲)’를 자처한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이 10일 문재인 대표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독일이 유대인의 학살에 대해 사과했다고 해서 유대인이 그 학살 현장이나 히틀러 묘소에 가서 참배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일본이 우리에게 사과했다고 해서 우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가서 참배하고, 천황의 묘소에 가서 절을 할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문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참배한 걸 비난한 거다. 그는 사회자가 “우리의 과거를 독일·일본과 비교할 순 없는 것 아닌가”라고 하자 “직접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어제 강원도의 한 고문이 울분을 토하며 그렇게 말씀했다”면서 당원에게 화살을 돌렸다.

이승만·박정희 묘소 참배 비판
주승용 “당 대포를 자임하더니
첫 대포를 우리 당에 쐈다”

 정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선 최고위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당 대포를 자임하더니 첫 대포를 우리 당에 쐈다”며 “지도부가 뒤에서 대표에게 총질을 하면 대표가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하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참배에 대한) 평가는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정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참배가) 우리 당을 살려내는 길 아니겠느냐”며 “(참배를 비판하는) 최고위원들의 발언도 같은 취지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표는 “우리 당의 지지도는 객관적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참배 결정이 당 지지율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뜻이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국립현충원 참배는 8일 밤 비공식 최고위원회에서 의견 수렴을 하고 결정한 사안”이라며 “그걸 따르지 않고 대표를 비난하는 건 지나친 개인플레이”라고 지적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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