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후보 9명 추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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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제청자문위원회는 이번달 제청되는 대법관 3명의 후보자로 법조인 9명을 대법원장에게 17일 추천했다. 추천된 인사는 김지형 사법연수원 연구법관, 김진기 대구지법원장, 김황식 법원행정처 차장, 박시환 변호사, 변동걸 서울중앙지법원장, 손용근 법원도서관장, 양창수 서울대 법대 교수, 이홍훈 수원지법원장, 전수안 서울고법 부장판사(가나다 순) 등이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자문위 추천을 참고해 19일께 대법관 3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할 예정이다. 대법관 제청자문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개인 및 단체가 추천한 후보를 심사했다. 대법관 제청자문위는 강신욱 대법관, 천정배 법무부 장관 등 법조 인사 6명과 권영빈 중앙일보 사장, 김성훈 상지대 총장,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 등 언론계와 학계 인사 3명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됐다.

◆ 진보.코드 인사 발탁되나=대법관 제청자문위가 추천한 9명 중에는 시민단체 등이 추천해 온 진보 성향 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어 주목된다. 9명 중 법원 내 정통 엘리트 법관으로 꼽히는 인사는 김황식 법원행정처 차장과 변동걸 서울중앙지법원장 정도다. 이홍훈 수원지법원장과 박시환 변호사는 이번에 참여연대의 추천을 받았다. 두 사람은 또 김지형 연구법관과 함께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8월 말 법조인들과의 사적인 모임에서 대법관 후보로 실명을 언급한 4명 중에도 들어 있다.

박시환 변호사가 이번에 대법관에 오를 경우 고위 법관들의 '퇴직 바람'이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변호사는 사시 21회로 현직 대법관 중 기수가 가장 낮은 김영란(사시 20회) 대법관보다도 후배다. 박 변호사는 1980~90년대 국가보안법 위반사범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여러 차례 기각하는 등 진보 성향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2003년 최종영 당시 대법원장이 관행대로 고위 법관을 대법관으로 제청하자 "개혁적인 인사를 대법관에 임명해야 한다"며 법복을 벗었다.

다음달 배기원 대법관이 정년 퇴임하면 현직 대법관은 모두 서울대 출신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손용근(한양대) 법원도서관장과 김지형(원광대) 연구법관의 대법관 제청도 유력시되고 있다. 손용근 도서관장은 노무현 대통령과 사시 동기(17회)다. 김지형 연구법관의 경우 노동법에 정통해 노동계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진기 대구지법원장은 지방에서만 판사생활을 해 온 소위 '향판'이다.

◆ 학계 출신.두 번째 여성 대법관 나오나=최초의 학계 출신 대법관이 탄생하느냐와 지난해 임명된 김영란 대법관에 이어 제2의 여성 대법관이 나오느냐도 관심을 모은다.

양창수 서울대 법대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민법에 정통하며, 법원 안에서도 신망이 두텁다. 유일한 여성 고법부장인 전수안 부장판사는 최근 참여연대에 기고한 글에서 법원의 과거사 정리 문제와 관련, "과거 판결의 잘못이 인정되면 대법원장이 법원 대표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었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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