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당원 서로 "우세" … 여론조사는 문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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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 출마한 문재인·이인영·박지원 후보(기호순)가 2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합동 연설회에 참석했다. 세 후보는 대구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점을 감안해 정부에 대한 비판 대신 대구에서 지역 구도에 도전하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결승점까지 2주일 남았다. 하지만 “끝까지 가 봐야 안다”는 이야기가 많다. 문재인·이인영·박지원 후보(이상 기호순)가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이야기다. 순회 경선이 아니라 2월 8일 한 번의 투표로 결판을 내는 원샷 경선 방식이라 누가 앞서고 있는지 판세는 깜깜하다.

 군소 여론조사기관들의 대의원 조사 결과도 엇갈린다. 본지가 입수한 한승마케팅리서치의 23일 대의원 대상 조사 결과(전화면접,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선 문 후보 36%, 박 후보 30.4%, 이 후보 12.7%였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문 후보(53.4%), 박 후보(27.7%), 이 후보(4.1%) 순이었다.

 반면 지난 10일 조원씨앤아이의 대의원 조사(대의원 1014명, ARS 방식,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선 박 후보가 47.7%로 문 후보(35.5%)를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새정치연합 당 대표 경선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여론조사 25%(국민 15%, 일반당원 10%)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현장 대의원 투표가 여론조사의 배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일반 여론조사만으로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이유다. 여론조사를 보면 문 후보의 우세다. 한국갤럽(문 후보 51%, 박 후보 10%, 이 후보 8%)과 리얼미터(문 후보 34.6%, 이 후보 12.9%, 박 후보 10%) 조사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대의원과 권리당원 등의 투표에선 상황이 달라진다. 오랫동안 당과 인연을 맺어 온 박 후보의 기반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득표력도 변수다.

 문 후보 측은 “자체 조사를 해 보니 대의원에서도 확실히 앞섰고, 권리당원도 박빙 우세가 확인됐다”며 “박 후보의 출신지인 전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앞서 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60% 이상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돼야 향후 당 개혁 드라이브에 힘이 실릴 것”이라며 “이번 주 수도권 합동연설회가 끝나면 막판까지 호남표 공략에 매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은 “전반적으로 ‘백중우세’인데, 갈수록 간격을 넓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문 후보가 당권과 대권을 모두 가지려 해선 안 된다는 박 후보의 주장이 그동안 관망해 온 호남에서 설득력을 점점 더 얻고 있다”며 “특히 박근혜·이완구·김무성의 ‘삼각편대’에 맞서려면 경험 없는 문 후보보다 박 후보가 낫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국민 여론조사에 대해선 “15%밖에 반영되지 않아 의미가 없다. 당심에서 앞선 박 후보의 우세가 이번 주 확연해질 것”이라고 했다.

 문·박 후보에 맞서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이 후보 측은 “호남 일정을 거치며 박 후보를 제치고 2위권으로 치고 올라갔다”며 역전극을 기대한다. 이 후보 측 김중현 공보팀장은 “처음에 1%대이던 일반 국민의 지지율이 10%대를 넘었다”며 “수도권에서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서 막판엔 문 후보와 근소한 싸움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화·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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