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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른 더위·가뭄에 짜증·피로 쌓여|사업장 안전사고 급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찌는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1일부터 불과 보름남짓한 사이에 전국 각 사업장에서 추락·붕괴·충돌·폭발·가스중독등으로 20명이 숨지고 82명이 중경상을 입는 유례없는 대형산재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예년의 경우 1년중 7, 8월이 산재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도 초여름인 6월의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산재사고가 발생한 것은 보기드문 일이다. 전문가들은 산재사고의 원인이 계속된 무더위와 가뭄으로 권태·짜증·피로·정신적 해이등 신체기능과 뇌의 조절기능이 둔화되는데도 이에따른 작업환경의 개선과 안전대책이 뒤따르지 못해 막을수있는 사고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부는 이에따라 「하절기 중대재해발생에 따른 중점예방대책」을 각지방사무소에 긴급시달, 각사업장의 안전시설을 점검하고 작업환경을 개선하지않거나 근로자들의 안전교육을 게을리하는 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 2년이하의 징역 또는 1백만원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드록 강력 지시했다.

<추락사고>
▲지난9일하오3시30분쯤 경남울산시 방어동836 인천제철 도크에서 37만9천t급 고선박위에서 선박해체작업을 하던 26명의 인부가 선체가 기울어지는 바탕에 배위에 쌓인 고철더미와 함께 바다속으로 추락, 8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참사를 빚었다.
이날 인부들은 선박 좌측감판위에 쌓여있는 고철더미의 하중때문에 선체가 왼쪽으로 기울자 황급히 육상의 크레인을 이용해 고철의 일부를 오른쪽으로 옮겨 배의 중심을 잡으려고 손을 쓰는사이에 배가 기울어 바다에 휩쓸려 추락했다.
선박해체는 산소용접기를 이용, 거대한 선박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낸다음 크레인으로 운반하는 작업.
산소용접기의 불꽃이 무더위를 부채질하는 작업환경속에서 신호규정·작업순서등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하다 사고가 일어난것이다.
▲지난16일상오10시40분쯤 경남거제군장승포읍 대자조선도크에서 선박상갑판을 도색하던 태성기업소속 인부22명이 딛고선 사다리조립부분의 죔쇠가 비뚤어지는 바람에 18m아래 선상으로 추락, 1명이 숨지고 2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폭발·가스중독>
▲지난 1일상오9시30분쯤 경기도화성군우월면팔곡리2의27 풍진화학 전분공장에 설치된 침적조(옥수수를 발효시키는 통나무탱크)안에서 세척작업을 하던 인부1명이 암모니아가스에 질식, 정신을 잃자 동료인부 2명이 구하려고 침적조에 뛰어들었다가 3명이 모두 숨졌다.

<붕괴·충돌>
▲지난13일 태평양건설이 시공중인 88올림픽 고슉도로 건설현장에서 교각받침대가 내려앉아 교각위에서 작업중이던 근로자2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전날내린 폭우로 교각상부를 받치고있는 받침대가 내려앉아 금이갔는데도 회사측은 이같은 환경조건의 변화에도 사전점검없이 작업을 진행하다 사고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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