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문서 유출 트위터에 '아닌 보살' 북한 표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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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원전 2호기와 월성 원전 1호기 내부 설계도면 등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내부 문서 4건이 또 인터넷에 공개됐다. 관련 문서 유출은 지난 17일부터 시작해 네 번째다.

 특히 한수원 문서 유출을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 트위터 사용자는 21일 자신을 ‘원전반대그룹 회장’이라고 밝힌 뒤 추가 폭로를 경고했다. 한수원을 향해 “이런 식(※유출 문서가 기밀이 아니라는 주장)으로 나오면 아직 공개 안 한 자료 10여만 장도 전부 세상에 공개해줄게. 제대로 한번 당해 봐라”라고 밝힌 것이다. 그는 “크리스마스까지 고리 1·3호기, 월성 2호기에 대해 가동 중단 조치를 취하라”고도 요구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개인정보범죄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첨단범죄수사2부장)은 이날 해킹한 한수원 자료들을 포털사이트 네이버 개인 블로그에 올린 ID 사용자가 대구에 사는 A씨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A씨는 “글을 올린 적이 없고 ID가 도용당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글을 올린 IP 주소를 추적해 한 도메인 회사를 찾았다. 검찰은 이 회사에서 IP 계정을 할당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수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한수원 자료가 공개된 트위터 계정의 접속자도 추적 중이다. 이 트위터 ID의 접속지는 미국으로 확인됐다. 해당 트위터에는 “청와대 아직도 아닌 보살…” 등 북한에서 통용되는 표현이 사용됐다. 아닌 보살은 ‘시치미를 떼다’라는 뜻이다. 검찰 관계자는 “북한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공격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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