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영관급 장교 술자리 야자타임 중 난투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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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대령과 중령이 직속상관 환송회에서 폭력사태를 일으켜 중령이 병원에 실려가는 사건이 벌여졌다.

7일 육군에 따르면 5일 오후 충남 계룡대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9일 전역 예정인 육군본부 정훈실장 A준장의 환송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속칭 ‘야자타임(일정 시간동안 존칭어를 쓰지 않고 반말로 대화를 나누는 게임)’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폭탄주를 돌리며 건배사를 하던 B중령이 C대령에게 ‘왜 게임에 집중하지 않냐’고 문제를 삼았다고 한다. B중령은 게임 규정대로 반말을 했다. 그러나 부하의 반발에 발끈한 C대령은 손에 들고 있던 맥주잔으로 B중령의 정수리를 내리쳤다. B중령은 출혈이 심해 병원으로 후송돼 상처 부위를 3바늘 꿰매는 응급치료를 받았다. B중령과 C대령이 서로 난투극을 벌였다는 얘기도 나돌지만 육군측은 “아직 정확한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확인해주지 않았다. C대령은 B중령 후송 직후 자신을 나무하는 A준장과도 언쟁을 벌였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육군본부 정훈실 소속이다. 군 관계자는 “서로 다른 부대도 아니고 한 지붕 아래서 근무하는 영관급 장교들이 술자리에서 반말 시비로 다툼을 벌이고 병원까지 후송된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며 “올해는 육군에서 각종 사고가 잦아 국방장관과 육군총장이 직접 나서 누누히 군기 확립을 강조하고 있는데 정작 육군본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 참담하다”고 말했다. 육군 측은 “해당 환송회는 사전에 보고된 행사였다”며 “군 수사당국이 가해자인 C대령과 당시 환송회 자리에 동석했던 인물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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