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게 매맞은 국교생 머리다쳐 전신마비증세|"교실서 떠든다"…발로차 넘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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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담임교사에게서 폭행을 당해 머리를 다친 국민학교 5학년 어린이가 차차 몸에 마비증세가나타나기 시작, 두 다리와 오른팔·얼굴근욱등이 마비되고 언어장애까지 일으키는 반신불구가 돼 학교를 휴학한 채 투병생활을 계속하고 있으나 정상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백운국민학교(서울쌍문동1) 5학년 최민철군(12)은 지난해 6월말 쉬는 시간에 교실안에서 심한 장난을 하다가 담임 이종식교사(50)에게 적발돼 걸상과 발로 왼쪽어깨 부분등을 심하게 얻어 맞고 뒤로 넘어지면서 벽에 머리를 부딪쳤다.
서울쌍문1동414의1l7 최석고씨(37·목공)의 외아들인 최군은 이날 세째시간이 끝난 후 쉬는 시간에 같은 9반 친구인 안용회군(12)과 교실안을 뛰어다니는등 심하게 장난을 치다 이교사에게 들켜 교단앞으로 붙려 나갔다.
김모군(11) 오모양(11)등 당시 9반학생들에 따르면 이 교사는 두 학생을 불러내 안군을 먼저 지휘봉으로 손바닥을 다섯차례 때린 후 최군을 때리려 하자 매를 겁낸 최군이 손바닥을 벌린 채 뒷걸음 쳐 교실앞문 쪽으로 피해가자 『앞으로 오라』며 다그쳤다는 것.
최군이 계속 앞문쪽에 머뭇거리며 서 있자 이 교사는 걸상을 들어 교실바닥을 서너차례 치면서 다시 앞으로 오라고 재촉했으나 말을 드지않자 최군쩍으로 다가가 들고있던 걸상으로 최군의 왼쪽어깨부분을 서너차례 내리치듯 밀쳐 최군은 뒤로 넘어졌다.
화가치민 이 교사는 넘어진 최군이 일어나려 하자 발로 다시 걷어차 넘어뜨려 머리를 벽에 부딪쳤고 심한 욕설을 하면서 5∼6분동안 최군을 또 때렸다는 것.
어머니 박옥난씨(38)에 따르면 최군이 이날 하오집으로 돌아와 심하게 열이나며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해와 가벼운 감기증세로 보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이후 계속 열이나며 두통증세를 보였다는 것.
이런증세가 계속되다 한달후부터 마비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군은 오른팔이 눈에 뛰게 뒤로 젖혀지고 서서히 마비돼 또박또박 쓰던 글씨도 흐트러져 알아볼 수 없게 돼 담임교사에게서 꾸중을 듣기도 했다.
최군의 학교성적은 중간정도였으며 폭행당하기 전에는 글씨도 또박또박 썼었다.
최군은 마비증세가 점점 온몸으로 퍼져 지난해 12월부더 오른팔과 두 다리가 오므라 들고 얼굴 근육까지 마비돼 입이 뒤틀리는 심한증세로 반신불구가 됐다.
최군은 이 때까지도 이 교사의 폭행사실을 부모에게 숨기고 있다가 지난1월25일 하오에야 아버지 최씨에게 『선생님에게 매를 맞은 뒤부터 몸이 이상했다』면서 모든 사실을 털어 놓았다.
최군은 그동안 「이 사실을 알리명 엄마·아빠가 학교에 쫓아가 선생님과 싸울 것이 두려워 숨겨왔다.』말했다.
목공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는 아버지 쵰는 지난 2월초 최군을 휴학시켰는데 최군은 종합병원과 한의원을 돌며 집에서 어머니 박씨의 간호를 받으며 투병생활을 했다. 그러나 2월 초순부터 언어장애까지 겹쳐 한마디 말도 못하고 완전불구상태에 이르자 최군을 지난달 3일부터 15일까지 경희의료원에 입원시켜 정밀검사 결과 뇌신경위축층이란 진단이 나왔다.
최씨는 단간셋방에 공사장의 목수로 버는 한달30만원 가량의 수입으로 그동안의 치료비 3백여만원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자 병원치료를 포기하고 자가치료를 하고 있다.
최씨가 폭행사실을 안지 7일만인 2윌1일 학교를 찾아가 이 교사에게 항의하자 처음에는 폭행사실을 시인하며 『죽을 죄를 지었다』고 용서를 빌었다. 이 교사는 최군이 지난달3일 경희의료원에 입원하자 3백만원정도에서 합의를 보자고 아버지 최씨에게 제의 했다가 지난달15일 최군이 퇴원한 후는 폭행사실을 부인하고 나섰고 폭행사실을 목격했던 김모군등에게도 『최군을 때리는 장면을 보았다고 최군부며에게 말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는 것.
최씨는 이 교사의 태도가 변하자 지난달2일일 이 교사를 폭행혐의로 서울북부지청에 고소했다.
서울북부경찰서는 학생들의 증언을 토대로 이 교사의 폭행사실을 밝혀내고 상해협의로 불구속입건, 수사중이다.
최군을 검사했던 경희의료원 의사 김광명씨(신경외과)는 『최군을 컴퓨터촬영한 결과 원쪽뇌에 수축증이 발견됐다. 현재의 마비상태로는 수술해도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면서 뇌신경위축증은 뇌성마비나 염증에의해 뇌신경이 수축돼 마비상태가 되는데 외부의 충격에 의해 염증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교사는 『폭행사실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합의금을 주려했던 것은 최군집이 가난해 스승으로서 도와주려 한 것 뿐이다』고 말했다. <정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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