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영양|전세열 한강성심병원 임상영양연실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2년전 일이다. 논문발표를 위해 학회에 참석하는 필자를 앉혀놓고 자상하게 참고말씀을 주시던 A소장의 부음이 불과 3시간 뒤 학회에 참석한 필자에게 전해졌다.
아침만 해도 그렇게 쾌활하고 건강하게 보이시던 57세의 A소장이 갑자기 뇌출혈을 일으켜 한마디 말씀도 남기지 못하고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현대인, 특히 중년기의 많은 사람들은 성인병이라는 건강의 적을 몸속에 지니고 산다. A소장만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는 온갖 고생끝에 사회의 중추가 되어 한참 그 꿈을 펼쳐 보려고 할 때 갑자기 심장병이나 뇌졸중 때문에 세상을 떠나는 일을 자주 보게된다. 본인을 위해서나 사회적으로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중년기는 한참 일할 나이로 대부분 업무에 쫓겨 몸을 관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갖지 못하며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된다.
이런 사람들이 성인병을 얻게되는 이유는 불규칙한 식사·편중된 음식물·피로축적·운동부족·스트레스·과음등을 들 수 있다.
과열량 음식물·운동부족·과음등은 성인병의 원흉인 비만과 깊은 관계를 갖는다.
술의 성분인 알콜은 1g에 7칼로리로 당질의 2배의 열량을 가지며, 맥주1병(6백40mg)은 2백50칼로리로 밥한공기(1백20칼로리)의 2배이상의 칼로리가 된다. 거기다가 생활이 개선되면서 육식위주의 안주를 들게되어 비만은 가중되고, 여기서 고혈압·당뇨병·심장병·동맥경화등의 성인병이 출발한다.
설탕과 소금도 성인병 유발인자로 꼽힌다. 코피·쌀밥·조미반찬·간식등에는 설탕이 많이 들어있어 중년기에 과잉섭취하면 고혈당에 의한 당뇨병과 저단백혈증·소화불량등이 생기므로 하루 섭취량을 50g이하로 유지해야한다. 보통 코피1잔에 5∼7g의 설탕을 넣게 되므로 하루 3잔의 코피를 마신다면 필요한 설탕의 거의 절반의 분량이 되는 샘이다.
코피를 많이 마시면 고혈압·동맥경화·피부병·당뇨병등에 좋지 않고 코피 속의 타닌산이 철분흡수를 방해해 빈혈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소금은 음식의 기호를 바꾸기는 어려우나 중년이후부터는 하루10g이하로 제한하도록 노력해야 자신의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
요즘은 편식, 스트레스에 의한 과산화지질이 큰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비타민이 부족하면 체내 세포의 파괴가 빨라지고, 파괴된 세포막에서 나온 유리지방질이 산소에 의해 변질되어 과산화 지질을 만든다.
이 과산화 지질은 효소나 비타민의 활성을 떨어뜨리고 체내 단백질을 변성시켜 노화를 촉진시켜 기관을 못쓰게 만든다.
과산화지질이 많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참깨·들깨·호두등 불포화 지방산이 많은 것과 김·미역·다시마등 콜레스테롤 흡수를 방해하는 알긴산이 많은 것, 항산화제인 비타민E가 많은 밀씨눈기름·미강유·참기름·면실유등 식물성 기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