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철호·박광온·유의동 … 정치 신인들 화려한 데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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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왼쪽부터 홍철호, 박광온, 유의동.

이번 재·보선에선 중진들을 대거 꺾은 정치 신인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경기 수원병(팔달)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용남 당선자는 스스로를 ‘다윗’이라 규정하고 ‘골리앗’ 손학규 후보와 정면승부를 펼쳤다. 또한 같은 당 유의동(평택을), 홍철호(김포) 당선자와 새정치민주연합의 박광온(수원정) 당선자가 그야말로 정치 초년병 대 말년병장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팔달은 지난 22년 동안 남경필 경기지사가 5선, 남 지사의 부친(고 남평우 의원)이 재선을 한 새누리당의 초강세지역이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손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김 당선자는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수원지검 부장검사와 변호사 이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철저히 ‘수원의 아들’임을 강조하며 밑바닥 민심까지 훑었다. 당선이 확정된 직후 김 당선자는 “이번 선거는 초반 다윗과 골리앗의 게임으로 불렸으나 수원시민들이 김용남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지지해주셨다”고 말했다.

 유의동 당선자는 초·중·고를 평택에서 나왔고 부친인 유광씨가 지역에서 4차례 도의원을 지냈다. 유 당선자의 부친이 함께 도의원을 지낸 상대방 정장선 후보의 국회의원 당선을 지원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얄궂은 인연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 당선자가 선전한 데는 새누리당의 집중 지원도 한몫했다. 당 지도부는 공식선거운동 기간 중 14개 지역을 총 40번 방문했는데 그중 8번이 평택을이었다. 특히 선거 막바지인 25일부터는 일요일인 27일만 빼고 닷새 동안 매일 평택을 찾는 등 열의를 보였다.

 김포 보궐선거에 출마한 홍철호 당선자는 ‘굽네치킨’ 브랜드를 성공시킨 사업가지만 정치경험은 전무하다.

 홍 당선자는 “김 후보는 자신의 미래만을 위해 국회의원 하겠다고 나섰지만 저는 김포의 미래를 위해 나섰다”며 김 후보가 지역에 연고가 전혀 없는 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같은 당인 남경필 경기지사, 유정복 인천시장과의 정책연대를 통해 김포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에서 주목할 만한 새 얼굴은 MBC 앵커 출신의 박광온 당선자다.

 박 당선자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 대변인, 당 홍보위원장과 대변인 활동을 한 게 정치 이력의 전부다. 그럼에도 “수원 영통의 대변인이 되겠다”는 구호를 앞세워 끝까지 새누리당을 긴장시켰다. 막판에 이뤄진 야권 단일화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폭넓은 야권의 지지를 받아 당선 가능성을 끌어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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