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권은희 남편, 유령회사 차려 수십억 부동산 소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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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후보에 대해 재산 축소 신고 의혹을 제기한 충북 청주시의 빌딩. 권 후보의 남편이 대주주인 스마트에듀가 이 빌딩 내 뷔페식당과 당구장·노래방·카페 등 점포 7개를 갖고 있다. 7곳의 실거래가는 3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프리랜서 김성태]
권은희

7·30 재·보선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후보가 재산을 축소 신고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권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부부 합산 재산을 5억8000여만원으로 신고했다. 이 중에는 남편 남모씨가 소유한 충북 청주시 산남동 7층짜리 빌딩 내 상가 3곳의 지분 3억6000만원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인터넷매체 ‘뉴스타파’는 권 후보의 남편 남씨는 부동산매매업체 ‘스마트에듀’의 지분 40%를 가진 대표로서 이 업체가 지분을 가진 이 빌딩 내 상가는 뷔페식당·노래방·당구장 등 총 7곳에 달하며, 권 후보 부부의 실제 재산은 3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19일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또 “스마트에듀는 사무실과 직원이 없는 회사로 남씨 개인 기업과 다를 바 없으며, 남씨는 월세로만 1400만원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확인 결과 실제로 스마트에듀는 청주 중심가의 7층짜리 빌딩 1층에 주점, 2층에 카페·노래방·당구장, 7층에 면적 1300㎡(약 400평) 규모의 뷔페식당 등 상가 7개를 소유했다. 상가 관계자는 “당구장과 노래방은 월세로 200만~280만원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스마트에듀 법인등기부등본에는 권 후보의 남편 남씨가 지분 40%를 소유한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김모(42)씨 등 3명이 사내 이사로, 또 다른 김모(48)씨가 감사로 나와 있었으며 본점은 청주시 산남동의 3층 건물로 돼 있었으나 본지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1층은 법무사 사무실, 2층은 교회, 3층은 가정집으로 남씨와는 관계가 없었다. 남씨는 또 다른 부동산업체 ‘케이이비앤파트너스’를 통해 동탄신도시(경기도 화성시 반송동)의 주상복합빌딩에 오피스텔 2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케이이비앤파트너스는 남씨가 지분 100%를 가진 회사로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고, 권 모씨가 감사로 등재됐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은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권 후보 남편의 직업은 도대체 무엇이냐”며 “실체도 없는 유령회사를 차려 놓고 (상가건물에) 대형 뷔페와 노래방, 당구장 등 수십억원대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은 전문적인 부동산 투기업자의 행태”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박원석 대변인도 “권 후보에 대해 제기된 의혹은 인사청문회 때마다 목격하고 지탄했던 공직후보자의 도덕성 문제와 다르지 않다”며 “사과할 것은 분명히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권 후보 캠프의 김정현 대변인은 “공직선거후보자 재산신고 규정에 따라 남편이 보유한 2개 법인(스마트에듀·케이이비앤파트너스)의 비상장주식을 액면가(주권표면에 적힌 금액)대로 신고한 것일 뿐”이라며 “해당 법인이 뭘 갖고 있는지는 공직자 재산 등록사항이 아니라 (스마트에듀 명의의 부동산은) 신고 대상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새정치연합 주승용 사무총장도 기자간담회에서 “권 후보는 9년째 경찰에서 재산신고를 해 왔으며,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지적받은 적이 없어 경찰에서 했던 그대로 했을 뿐”이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정부 관계자는 “비상장 주식의 경우 현행법상 액면가만 신고해도 되는 건 맞다”면서도 “제도 자체가 재산공개제도의 허점이란 지적을 오랫동안 받아 왔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청주=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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