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국홍일<이대의대부교수·피부과>(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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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장철이 가까와 올수록 손에 생기는 습진화자가 늘어만 간다.
주부들에게 주로 많이 발생한다 해서 주부습진이라고도 불려지는 이병은 한마디로 자극성 물질에 의한 접촉성 피부염이다.
매우 흔하게 볼수 있는 이 습진은 적어도 처음에는 물·비누, 그리고 합성세제에 오랫동안 심하게 노출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결과 손가락 끝부분의 안쪽이 거칠어지거나 붉은 색의 발진이 생기고 더 나아가서는 피부껍질이 벗겨지고 갈라지면서 지문이 없어진다.
조금 진행되면 손등도 가려워지고 손바닥이나 손등에 피가 날 정도로 갈라지기도 하고 피부가 윤기가 전혀 없이 두꺼워지는 증상도 보인다.
흔히 반지를 끼었던 손가락에서부터 시작되는데 비누나 물을 사용할때 반지를 낀채 일하는 사람에게서 자주 생긴다.
손에 주로 생기는 주부습진은 비누·합성세제에 의한 물의 탈지작용과 연화작용이 피부에 미치는 결과인 것이나 기타 헤아릴수 없는 많은 원인이 관계가 될수 있다.
주부들이 부엌에서 만지는 음식물중 마늘·양파·「토마토」·시금치·「오린지」·「치즈」등에 대해서 과민성이 있을 때도 생긴다.
또 흥미있는 것은 흔히 주부들이 물이나 비누를 만질때 꼭 끼고 일하는 고무장갑도 이러한 주부습진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사실이다.
흔한「알레르기」성 접촉물들인 고무제품·「비닐」제품·쇠붙이·머리염색약, 또는 중「크롬」산·「칼리」같은 화공약품이 우리들 환경에서 자주 접촉될 수 있는 것으로 손에 오는 습진에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증명되어 있다.
손에 오는 습진인 주부습진의 임상적인 진단은 증상에 의하기도 하지만 비누와 합성세제에 의한 것이라 생각될때는 원인물질에 3주일이상 접촉하지 않는것도 진단의 보조적인 방법이며 과민성(알레르기)으로 왔을때는 첩포 시험으로 원인을 확증할수 있다.
추워지는 날씨에 물·비누및 합성세제의 피부접촉은 손의 습진을 일으키는것이 확실하지만 이런것을 예방하기위해 많은 주부들이 손에 끼는 고무장갑이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일단 손에 습진이 발생했을때는 모든 접촉물은 가능한한 피해야된다.
일할 때 손이 둔하게 움직여도 속에는 꼭 면장갑을 끼고 그위에 고무장갑을 껴야한다. 면장갑도 항상 마른것이어야지 젖은 상태의 면장갑은「칸디다」곰팡이균의 2차적 감염을 일으킬뿐 아니라 병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심하지 않은 주부습진의 경우 일반적인 치료로 농도가 비교적 약한 부신피질「호르몬」제의 연고를 하루2∼3회 바르는것으로도 회복이 가능할수 있지만 심한경우 무좀·화농성세균의 감염으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손에 오는 습진은 예방이 우선이며 만일 가벼운 주부습진이라 할지라도 일단 발생된후는 자기진단에의한 엉뚱한 치료가 오히려 병을 악화시킨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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