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조절만으로 다이어트 실패 … 유산소 운동 곁들이니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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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민씨가 요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유산소 운동을 하고 있다. 채원상 기자

모델 이소라가 말했다. “인생은 살이 쪘을 때와 안 쪘을 때로 나뉜다.” 이 말에 반감을 갖는 사람도 있겠지만 완강히 부정할 수 있는 이는 없을 것이다. 언제부턴가 아름다운 외모와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걸그룹이 주목을 받으면서 여성의 다이어트 욕구는 더욱 커졌다. 하지만 날씬한 몸매보다 더욱 중요한 게 ‘건강’이다. 날씬한 몸매와 건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여대생 이승민(23)씨가 ‘내가 운동하는 이유’ 두 번째 주인공이다.

“지금 요요가 와서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운동 중이에요.” 헬스장에서 만난 이씨가 건넨 첫마디다. 그러면서 휴대전화로 찍어둔 사진을 보여줬다. 동일인이라고 하기엔 다이어트 전과 다이어트 후의 모습이 너무 달랐다. “진짜 저예요. 이때는 복근도 있었어요. 운동을 열심히 해서 하루빨리 이때의 몸을 다시 찾아야 할 것 같아요.”

100일 만에 몸무게 20kg 빼

지난해 운동을 시작하기 전 이씨는 허리 32, 77사이즈를 입었다. 어릴 때부터 늘 통통했었고 그래서 예쁘다는 말보다 “귀엽다”거나 “복스럽다”는 말을 더 많이 들어야 했다. 어린 시절엔 그런 말들이 대수롭지 않았지만 대학생이 되면서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아무리 예쁜 옷을 입어도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후 이씨는 다이어트를 수없이 시도했다.

 “다이어트는 안 해본 게 없었어요. 바나나 다이어트, 덴마크 다이어트, 사과 다이어트 같은 원푸드 다이어트도 했고요. 무작정 굶기도 했어요. 한약 다이어트도 한 적이 있어요. 약을 먹고 나면 식욕은 정말 없는데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워서 오래는 못 하겠더라고요.”

 수많은 실패 끝에 이씨는 운동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헬스장을 찾았다. 그런데 아무리 운동을 해도 살이 빠지는 것 같지 않았다.

 “원푸드 다이어트를 하면 이틀만 지나도 3kg은 빠지거든요. 그런데 운동을 해도 살이 안 빠지니까 답답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씨는 다이어트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매일매일 먹는 음식뿐 아니라 운동 시간까지 기록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 때 자신이 하루 동안 얼마나 많은 음식을 먹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지나치게 높은 칼로리의 음식을 즐긴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씨는 음식 조절에 들어갔다. 맵고, 짜고, 달콤한, 입맛을 당기는 자극적인 음식들을 멀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하루 두 끼 폭식하듯 먹던 음식을 여러 번 나눠 먹었다.

 허기가 지면 더 많은 음식을 먹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음식 조절을 한 뒤 운동하자 눈에 띄게 살이 빠졌다.

 “제가 1m56cm에 65kg이었거든요. 그런데 100일 만에 45kg이 됐어요.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무리하게 살을 뺀 게 아니냐’ 하는 분도 있는데요. 운동을 하고 음식을 조절하면서 살을 뺀 거라 건강은 더 좋아졌어요. 원래 심했던 멀미도 안 하게 되고 무릎이랑 허리가 자주 아팠는데 그것도 사라졌고요. 그리고 붓는 것까지 없어졌어요.”

 이후 이씨는 허리 25, 55사이즈 예쁜 옷을 마음껏 입을 수 있게 됐다.

엘리베이터와 대중교통 이용 안하고 걸어요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나니까 마음이 좀 해이해졌다고 할까요? 한 번쯤 운동을 빠져도 되겠지, 하루쯤은 좀 더 많이 먹어도 되겠지 하다 보니까 다시 살이 좀 쪘어요.”

 자신이 원하는 몸을 갖게 된 뒤 이씨는 자연스럽게 다이어트 전의 생활로 돌아갔다. 친구들을 만나 고칼로리 음식을 먹었고 운동을 게을리했다. 그러자 다시 살이 찌기 시작했다.

 점점 불어나는 체중을 보면서 이씨는 다이어트 전의 자신으로 돌아가게 될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요즘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아침에는 유산소 운동을 한 시간 하고, 저녁에는 두 시간 동안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운동을 하지 못하는 날에는 일부러 많이 걷는다. 엘리베이터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 이씨가 하고 있는 생활 속 다이어트 비법이다. 음식 조절 또한 시작했다.

 “아마 저 같은 분 많을 거예요. 다이어트를 해서 몸을 만들고 나면 그게 끝이라고 생각하고 방심하는 거죠. 그런데 그렇게 하면 다시 원점이 되는 것 같아요. 다이어트는 하는 것보다 관리가 더 중요하더라고요. 다시 말해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거죠. 식습관 조절도 필요하고요.”

 인터뷰를 끝낸 이씨는 다시 운동을 하기 위해 운동기구 앞에 섰다. 아마도 이씨는 올여름을 그 누구보다 뜨겁게 보내지 않을까 싶다.

글=윤현주 객원기자 200401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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