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권력 대혼전 … 교육권력은 대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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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선거 사상 초유의 대혼전이 벌어졌다.

 4일 실시된 6회 지방선거에서 5일 새벽 1시 현재 새누리당이 전국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5곳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5곳에서 당선이 확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광역단체 가운데 당초 접전지역으로 분류됐던 부산·경기·인천·대전·충남·충북·강원 등 7곳에선 30% 안팎의 개표율을 보인 시점에서도 당선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새벽까지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인 지역이 이렇게 수도권·중부권·영남권 등 전국적으로 확대된 건 처음이다.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이 결정된 곳은 대구(권영진)·울산(김기현)·경북(김관용)·경남(홍준표)·제주(원희룡) 등이다. 새정치연합은 서울(박원순)·광주(윤장현)·전남(이낙연)·전북(송하진)·세종(이춘희) 등에서 당선이 확실하다. 교육감 선거에선 17곳 중 진보 후보가 12곳에서 우위를 점해 교육권력의 대이동을 예고했다.

 서울에선 개표율 17.5% 현재 새정치연합 박원순 후보가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에게 57.1% 대 42.0%로 크게 앞섰다. 대구에선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가 58.4%(개표율 46.8%)로 새정치연합 김부겸 후보(37.7%)의 도전을 뿌리쳤다. 야당 지도부가 사활을 걸고 수성작전에 나선 광주(개표율 40.6%)에선 새정치연합 윤장현 후보가 현직 시장인 무소속 강운태 후보에게 57.4%대 32.9%로 앞섰다. 세대교체 여부가 이슈였던 제주에선 새누리당 원희룡 후보가 새정치연합 신구범 후보를 개표 초반부터 30%포인트가량의 큰 격차로 따돌리고 당선권에 진입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절대 강세지역인 경북·경남과 전남·전북에서도 이변 없이 개표 초반 당선자가 결정됐다.

 그러나 경기에선 19.4% 개표 시점에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새정치연합 김진표 후보를 51.0% 대 49.0%로 불과 2%포인트 차 앞선 상태다. 새누리당의 안방 수성 여부가 관심인 부산에서도 30.1% 개표 시점에서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와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51.4% 대 48.6%로 접전 양상이었다.

 또 친박계 핵심 인사인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와 새정치연합의 차세대 주자 중 한 명인 송영길 후보가 격돌한 인천에서도 한때 유 후보가 7~8%포인트 앞섰지만 개표 중반부터 초접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충북에서도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와 새정치연합 이시종 후보의 득표율 격차가 0.2%포인트로 좁혀지면서 엎치락뒤치락을 계속했다. 강원에서도 새누리당 최흥집 후보와 새정치연합 최문순 후보가 1%포인트 이내의 격전을 벌였다.

 충남(개표율 44.4%)에선 새정치연합 안희정 후보가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에게 51.4% 대 45.0%로 앞섰다.

 이날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에선 새누리당이 7곳, 야권이 10곳에서 각각 우세를 기록했다. 국민대 홍성걸 교수는 “유례없는 격전 양상이 벌어진 건 여당이 호소한 ‘박근혜 정부 안정론’과 야당이 내세운 ‘세월호 참사 심판론’이 서로 팽팽히 마주친 결과”라고 말했다. 6·4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56.8%로 잠정 집계됐다.  

김정하·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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