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월호 승무원 교육비 2000원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세월호 참사 49일째인 3일 경기도 안산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희생자들의 영정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세월호 침몰 49일째인 3일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 49재(추도식)가 열렸다. 경기 지역에서는 안산 하늘공원과 지장사, 화성 효원납골공원, 평택 서호추모공원 등에서 엄수됐다. 유족이 불교신자인 63명의 희생자가 대상이었다. 이날 오후 3시 안산 하늘공원에서는 단원고 학생 24명의 49재가 열렸다. 안산불교연합회 주도로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추도식에는 유족과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유족들은 학생들의 영정을 보며 눈물을 쏟았다. 울음을 참던 한 아버지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끝내 오열했다. 유족들은 제단 앞에서 큰절을 하며 “아이들이 보다 나은 세상에서 편히 살아달라”고 기원했다. 한 아버지는 “자식의 영정에 절을 올리는 부모마음을 누가 알겠느냐”고 말했다.

 안산불교연합회장인 승현 스님은 “영가(죽은 아이들의 영혼)들이 세상에 미련을 버리고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떠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재를 올렸다”고 말했다.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 합동분향소에서도 이날 오후 5시부터 인천지역 일반인 희생자를 위한 추도식이 열렸다. 이곳에는 의사자로 지정된 고 김기웅씨 등 26명의 위패가 안치돼 있다. 희생자 가족 정명교씨는 “더 이상 안전사고로 인한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부산 삼광사 등 전국 일부 사찰에서도 49재가 치러졌다.

 기상악화로 한동안 중단됐던 세월호 수색작업은 4일 재개된다. 사고해역은 이날 오후부터 파도가 잔잔해질 것으로 예보됐다. 대피했던 해경 함정 84척과 바지선 2척은 다시 사고 해역으로 이동했다. 수색작업에는 4.2노트(시속 7.7㎞)의 조류에서 버틸 수 있는 수중탐색용 로봇(Video Ray Pro4)이 투입된다. 로봇(길이 37.5㎝)에는 어두운 물속에서 1m 앞까지 볼 수 있는 LED 조명 2개와 음파탐지 장비 등이 부착돼 있다.

한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세월호의 원래 선장 신보식(47)씨 등 6명을 추가로 기소했다. 신씨는 평소 선원들에게 비상훈련을 시키지 않고 과적운항 등을 묵인해 참사의 원인을 제공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를 받고 있다. 합수본부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이 지난해 교육·훈련비로 쓴 54만원1000원 가운데 세월호 승무원에 대한 교육·훈련비는 2000원에 불과했다. 선원 1명이 외부 기관에서 안전교육을 받고 수료증을 발급받는 데 사용한 돈이다. 합수본부는 이날까지 세월호와 관련해 총 36명을 입건하고 26명을 기소했다.

임명수·최모란 기자, 진도=김윤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