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너무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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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공장이나 농어촌에서 생산자가 도매상에게 물건을 넘기는 가격인 생산자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은 3월 생산자물가가 농산물과 국제 유가의 상승으로 지난달보다 1.2% 올랐다고 6일 발표했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8월부터 8개월째 계속 오름세다.

특히 지난달 상승률은 한달 기준으로 1998년 2월(2.5%) 이후 5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1년 전에 비해서는 5.8% 올랐다. 98년 11월(11.6%) 이후 최고치다.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공산품은 전달보다 1.1%,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6.4% 뛰었다. 석유제품(2.2%).화학제품(3.6%).비금속광물(2.2%)이 많이 올라 공산품값 상승을 주도했다.

농림수산품은 전달보다 3.8%, 지난해 같은 달보다 6% 치솟았다. 고추(17.7%).딸기(62.7%).오이(55.6%).양파(56%).닭고기(25%) 등이 특히 많이 올랐다. 2월엔 농수산품 값이 2.7% 급락해 물가 상승폭을 줄였지만 이번엔 반대였다.

한은 관계자는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1~3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도 오르게 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3.8%(1년전 대비), 2월 3.9%에서 3월에는 4.5%로 5%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물가상승률은 한은의 전망치(3.4%)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그러나 "국제 유가가 지난달 30달러선을 고비로 내림세인 데다, 농수산품 값의 이상 폭등도 멈출 것"이라며 "다음달부터는 생산자물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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