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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통신문 50개 앱으로 받아 물 25만L 아꼈어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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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초 환경동아리 ‘S. the 발자국’ 부원들. 왼쪽부터 정아윤·오병민·권나영·박찬혁·김정수(5학년) 학생.

푸른 지구를 살리는 길로 물 절약을 택한 다섯 명의 친구가 있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심석초등학교의 환경동아리 ‘S. the 발자국’을 만나 이들의 활동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물에도 발자국(Water footprint)이 있다. 우리가 생활에서 손을 씻거나 하며 직접 사용하는 물과 눈엔 잘 보이지 않지만 제품 등을 만들 때 들어간 물(가상수)을 모두 합해 물 발자국이라고 한다. 물을 사용한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과 한 개가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70L의 물 발자국이 발생한다. 사과나무 묘목을 기르며 나무에 뿌려 준 눈에 보이는 물, 포장과 운송 과정, 그리고 과일가게에서 돈을 내고 사는 과정에 들어간 보이지 않는 물을 다 포함한다. 사과 한 개(70L), 달걀 한 개(120L), 우유 한 잔(240L)이면 모두 430L의 물 발자국이 생긴다. 물 발자국 개념에서 보면 수도꼭지를 돌려 물을 쓰지 않더라도 이미 일상에서 많은 양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심석초등학교 학생 5명은 지난 5월 이런 사실에 착안했다. 그러곤 ‘물발자국을 줄이자(save the 물발자국)’란 이름의 동아리를 만들었다. 오병민(5학년)군은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고, 음식도 물건도 만들 수 없지만 사람들은 물을 아껴 쓰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물 발자국 홍보를 위해 만든 포스터와 캠페인용 피켓들. 종이는 학교나 학부모, 어린이집에서 쓰고 남은 것을 활용했다.

‘S. the 발자국’은 사람들에게 물 발자국을 이해시키기 위해 보이지 않는 물(가상수)을 알려야 했다. 이를 위해 먼저 주목한 것은 학교에서 많이 사용하는 종이였다. A4용지 10장이 생산돼 소비자의 손에 들어오기까지 물 발자국은 총 100L나 된다. 1.5L짜리 물통이 60여 개나 필요하다. 종이를 아끼는 건 물을 아끼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동아리는 종이로 된 가정통신문을 없애고 스마트폰 앱인 ‘스마트 학교’를 쓰자고 제안했다. 학교 측은 동아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동안 나온 50여 개의 가정통신문이 앱으로 발송됐다. 그 결과 총 2만5000장의 종이를 아꼈다.

이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면지를 활용하자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적극적인 캠페인 활동으로 각 반에 이면지함이 생겼고 친구들이 이면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또 급식 잔반량을 줄이는 캠페인도 함께 진행했다. 남은 음식물을 처리하는 데에도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부터 5학년 전 학급의 잔반량을 확인해 기록하고, 잔반량이 가장 적은 반에는 친환경 노트를 선물했다. 5개월이 지난 뒤 5학년 학급의 잔반량은 10㎏가량 줄었다. 또 친환경세제와 폐식용유로 재생비누를 만들어 학교 축제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여기서 거둔 판매수익금은 38만3500원. 부원들은 각자 모은 용돈을 더해 총 60만원을 유니세프 우물 파기 사업에 기부했다.

이정인 선생님은 “아이들이 물 발자국을 안 다음부터 무엇이든 아끼려 한다. 교실을 이동할 때 불을 꼭 끄고, 교실에서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에게 휴지나 종이를 아끼라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그는 또 “아이들 덕분에 학교의 모든 선생님이 일회용 컵 대신 씻어서 다시 쓸 수 있는 컵을 쓰게 됐다”고 덧붙였다.

글=박인혜 기자
사진=우상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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