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고립|폭설로…교통·통신두절·단전소동|생필품값도 폭등|최고 백25cm 행정마비…피해집계 못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강릉=임병돈기자】내리4일째 초속 34m의 강풍을 등반한 영동지방폭설은 최고 1백25㎝까지 쌓여 강릉·속초를 비롯한 영동전역이 고립상태에 빠졌다. 강릉∼서울간 철도와 전화선만 안 끊겼을 뿐 열차가 닿지 않는 속초지방은 교통·통신·전기가 모두 끊겨 암흑세계를 이루고있다. 게다가 급수마저 중단돼 식수난을 겪고있으며 쌀값 등 생필품 값이 뛰어 최악의 사태를 빚고있다.
지난달 28일부터 내린 폭설은 3일 상오 10시 현재 평균65m의 적설량을 보였으며 대관령 등 산악지대는 최고 1m25cm까지 쌓였다.
▲교통두절=강릉∼서울, 강릉∼춘천, 강릉∼속초, 강릉∼삼척, 강릉∼원주, 강릉∼정선간의 육로가 모두 막혔다.
▲통신불통=강릉∼서울, 강릉∼춘천간을 제외한 50회선의 시외전화가 모두 끊겼으며 행정전화 및 경비전화도 불통, 시·군의 행정이 마비돼 설해피해집계도 내지 못하고있다.
▲단전=영월화력발전소에서 강릉으로 연결된 송전선이 눈으로 끊어져 3일 상오 1시부터 강릉 주문진 양양 속초 고성 등 영동북부지방은 암흑천지를 이루고 있다. 또한 가정은 물론 공장 관공서까지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조업과 업무가 거의 중단되고있다.
전기불통의 영향은 급수마저 중단시켜 수많은 주민이 폭설 속에서 식수난을 겪고 있다.
▲고립된 마을=명주군 왕산면 관내 구절·고단·대기 등 3개 마을을 비롯한 성산면 관내 어흘리·진광리 등 2개 마을, 연곡면 관내 삼산·청학 등 2개 마을 등 명주군 관내 7개 마을 6백여 가구가 이웃 마을과 소통이 안되고 있으며 이웃집과의 연락도 눈 속에 「터널」을 파는 식으로 골을 내 겨우 통하고 있다.
또 평창군 도암면 수하리 1개 마을, 정선군 관내 2개 마을 등 모두 3개 마을 1백70여가구가 고립돼있다.
▲발묶인 어선=초속 34m의 강풍과 함께 3∼4m 높이의 파도가 거세게 일어 동해안 11개 어협 관내에 있는 6천2백51척의 어선이 출어 못하고 있다.
▲결항=강릉∼서울, 삼척∼서울, 속초∼서울의 KAL편이 지난달 28일부터 3일까지 4일간 결항하고있다.
이 바람에 유일한 교통수단이 돼버린 기차에 손님이 몰려 정원의 2∼3배까지 태우고 위험한 운행을 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