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6년 만에 6자회담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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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중한 최용해 총정치국장(왼쪽)이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방중 기간 군복 차림이던 최 특사는 시 주석을 예방하는 자리에서만 검은색 인민복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 신화=뉴시스]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하는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007년 9월 6차 회담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지 6년 만이다. 이에 따라 북한 핵문제와 장거리 로켓 발사 등으로 조성된 한반도 긴장상황이 대화 국면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2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한 자리에서 “북한은 6자회담 등 다양한 형식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적극적으로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회담 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최 특사는 이어 “북한은 진정으로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을 원하고 있으며 평화로운 외부 환경 조성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 특사가 6자회담의 전제조건인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거론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입장은 분명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비핵화 목표를 달성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비핵화는 6자회담 재개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중국과 북한의 우호관계는 양국 인민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며 이를 위해 중국의 당과 정부는 북한과 함께 노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냉각된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자는 의미다.

 최 특사는 이 자리에서 김정은 제1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김 제1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 의지를 밝히고 적절한 시기에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이 초청은 받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먼저 중국을 방문하고 답방하는 형식이 될 것이며, 그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 특사 일행은 이날 오후 3시50분쯤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를 빠져나와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을 만났다.

최 특사 일행은 앞서 이날 오전 판창룽(范長龍)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만나 “북한은 각 당사자와 공동 노력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의 길을 찾아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판 부주석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북한군의 냉정한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특사 일행은 이날 오후 8시30분쯤 북한 고려항공 특별기를 타고 귀국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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